WISE THEME

FOOD

SEP-OCT 2020​

美 & 味

작품으로 감성 충전을, 미식으로 맛의 향연을 함께 누리는 곳.

Editor·Photographer 장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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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한 흰색 건축물이 백미인
PKM 갤러리&가든 레스토랑

서울에서 가장 애정하는 갤러리 중 한 곳을 꼽으라면 많은 이가 PKM 갤러리를 떠올릴 것이다. 순백의 담백한 건물을 중심으로 파란 하늘 아래 초록빛 정원이 펼쳐지는 PKM 갤러리는 건축물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이 된다. 외관의 매력에 감탄하며 안으로 들어서면 역시 깔끔하게 절제된 공간이 등장한다. 5.6m의 높은 층고와 적당히 나뉜 공간 덕분에 전시된 작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2001년 문을 연 PKM 갤러리는 국내외 작가들의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해왔으며, 특히 단색화 거장 윤형근, 구정아, 배영환 등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전시로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찬찬히 작품을 둘러본 후에는 이곳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인 가든 레스토랑으로 향해보자. 레스토랑 곳곳에도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어 식사를 하며 미술품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큰 통창으로 보이는 푸른 정원은 마치 누군가의 고급스러운 집에 초대된 듯 은밀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PKM 가든 레스토랑은 갤러리가 지닌 담백하고 깨끗한 이미지처럼 재료 본연의 맛을 추구하며, 식재료가 균형 있게 조화된 메뉴를 선보인다. 인기 메뉴는 가든 파스타와 립아이 스테이크. 가든 파스타는 오일 베이스 파스타에 루콜라, 마늘, 골뱅이, 케이퍼 등으로 맛을 냈는데 골뱅이의 쫄깃한 식감에 루콜라의 알싸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며 행복한 맛을 선사한다. 립아이 스테이크는 그날그날 공수한 고기의 상태에 따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는 굽기 정도를 선택해 요리한다. 여기에 콜리플라워, 시금치, 말린 토마토, 홀그레인 머스터드로 풍부한 맛을 살렸다. 이 외에도 시금치와 잣, 오일 베이스로 맛을 낸 스피니치 파스타, 고르곤촐라 치즈를 더한 풍기 피자도 인기다. 식사 후에는 매장에서 직접 만든 티라미수와 초코 바나나 케이크로 디저트까지 완벽하게 누릴 수 있다. 가든 레스토랑은 점심, 저녁 식사를 선보이고 있으며 요즘에는 인기가 많아 사전에 예약 후 방문하는 게 좋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7길 40
문의 02-734-9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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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세월의 흐름이 녹아든
정동1928아트센터

요즘에는 옛것의 가치를 살려 원형을 복원하는 건축물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정동1928아트센터는 90여 년의 세월이 담긴 공간을 사소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고 복원해 눈길을 끈다. 1928년에 세워져 구세군 사관학교로 쓰였던 곳을 갤러리와 플라워숍, 카페, 컨퍼런스룸, 이벤트홀, 영화관 등을 갖춘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는데, 천장부터 바닥, 벽 등은 물론 가스 밸브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시간의 켜를 실감케 한다. 예스러운 공간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카페에 쓰인 가구도 실제 손때 묻은 것들로 채워 넣었다. 공간의 콘셉트를 살리기 위해 오랫동안 함께 고민하고 중지를 모았던 지인들의 소장품으로 공간을 꾸린 것. 특히 2층에 있는 이벤트홀은 들어선 순간 웅장한 분위기가 시선을 압도한다. 천장 구조 덕분인데 개방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들보를 제한적으로 사용한, 중세 말기 영국에서 유행했던 천장 스타일인 ‘해머빔’ 구조를 그대로 보존한 까닭이다. 정동1928아트센터의 옛 감성에 잠시 취했을 때 위층에서 나는 발소리가 그대로 전해진다. 걸을 때마다 삐걱삐걱 울리는 나무 바닥의 울림마저 과거를 소환한다. 그런 매력에 정동1928아트센터는 젊은 세대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 그중에서도 어르신들이 많은 편인데, 모두 과거의 향수를 느끼고 싶기 때문이리라. 식물 데커레이션으로 싱그러운 분위기가 흐르는 한편, 오래된 가구들로 빈티지한 멋이 그득한 브런치 카페에서는 이탤리언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이탈리아산 재료와 국내산 재료를 적절히 사용하고, 신선한 재료를 풍부하게 넣어 만들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을 자랑한다. 직접 만든 라즈베리 드레싱을 곁들인 샐러드와 치아바타 샌드위치, 매콤한 오일 베이스에 해산물을 듬뿍 넣은 스콜리오 파스타가 대표 메뉴다. 샌드위치는 이탈리안 비프 앤 치즈 치아바타 샌드위치, 에그 아보카도 샌드위치 등이 있고, 부드러운 치즈 수플레 오믈렛, 치즈와 양송이가 어우러진 양송이 수프 등 브런치 메뉴가 다양해 고즈넉한 풍경 속에서 색다른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중구 덕수궁길 130
문의 02-722-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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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풍경을 벗 삼은
호아드 갤러리 카페&레스토랑

커다란 창을 통해 보이는 한옥 뷰로 유명한 호아드 갤러리 카페&레스토랑.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뒤쪽으로 연결된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 옹기종기 한옥이 모여 있는 가운데, 현대적인 건물의 호아드 갤러리 카페&레스토랑이 눈에 들어온다. 정겨운 풍경 속에 자리한 건축물이 묘하게 잘 어우러진다. 외관은 작아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생각보다 넓은 공간에 시원하게 자리한 큰 창들, 그 너머로 보이는 고즈넉한 한옥 뷰에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작품을 한 점 한 점 관람하다 보면 어느 순간 공간의 끝에 다다르는데, 여기서 마주한 창문이 이곳의 백미다. 매끈하고 커다란 돌과 시원하게 트인 창문, 그 너머로 눈에 담기는 한옥과 벗 삼은 풍경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파랗게 드리운 하늘, 그 아래 자리한 한옥, 가을 옷을 입은 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작품보다 더 작품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그 경관이 어찌나 평화로운지 몇 시간이고 앉아 사색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호아드 갤러리 카페&레스토랑 1층에는 카페가 자리해 있다. 여기서 음료를 주문하면 갤러리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메뉴는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모카라테, 코코넛라테 등의 커피 메뉴를 비롯해 초코라테, 말차라테, 진저레몬티, 밀크티, 백향과 에이드 등 다양한 종류의 음료가 있어 취향껏 고를 수 있다. 함께 즐기기 좋은 브라우니와 스콘, 쿠키도 준비돼 있다. 건너편에는 한옥 레스토랑도 있다. 최근 리뉴얼을 통해 한옥 레스토랑으로 거듭났는데, 정겨운 한옥 안에 라탄 의자와 테이블, 전통 수납함 등이 조화를 이루는 인테리어가 매력적이다. 메뉴 비주얼 또한 근사하고, 한식과 양식의 조합이 신선하다. 구운 채소를 곁들인 목살 큐브 스테이크에 감태주먹밥, 유부 우동과 수제 튀김, 트러플 아보카도 덮밥 등 다른 레스토랑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메뉴라 갤러리 관람 후 레스토랑에서 식사 주문을 꼭 하게 된다. 비주얼만큼이나 훌륭한 맛과 재료의 조화에 어쩌면 갤러리보다 레스토랑을 더 자주 찾게 될지도 모른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1길 54-3
문의 02-725-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