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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SEP-OCT 2020​

올바른 소독의 기술

집 공간별 소독법부터 올바른 소독제 사용법까지, 건강을 위협하는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집을 청정 공간으로 지키는 소독의 기술에 대해 살펴본다.

Writer 진호성(상상의원) Editor 주원

헬스 copy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자발적 격리 실천으로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부쩍 늘어났다. 집 안 소독법이 최근 화두이며, 시국을 반영하듯 인터넷엔 다양한 소독법이 등장하고 있다. 손을 잘 닦는 것만큼이나 집을 깨끗이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정에선 차아염소산나트륨 희석액

일반 가정에선 수건에 소독제를 묻혀 구석구석 닦을 것을 권한다. 차아염소산나트륨 용액은 가성비 좋은 살균 소독제다. 이 소독제는 미생물, 바이러스, 세균의 세포질 성분과 상호작용을 통해 대사작용을 방해해 마침내 미생물과 바이러스를 죽인다.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를 분해, 소멸시켜 감염력을 떨어뜨리는 원리다. 이름이 생소할 뿐 가정에서 청소 시 종종 쓰는 락스의 주성분이 차아염소산나트륨 용액이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본부도 차아염소산나트륨을 희석해 소독하면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차아염소산나트륨 원액은 피부에 접촉하면 통증, 수포, 화상을 유발할 수 있고 흡입 시 인후통, 기침, 폐부종 등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비율로 희석하는 게 관건이다. 가족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있을 경우 물 1L에 락스 20ml를, 일반 가정에선 물 1L에 락스 10ml를 희석해 청소용 소독제로 쓰면 된다. 단, 원액을 희석해서 만든 소독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소독 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소독 후 남은 소독제는 미련 없이 버려야 한다. 이 밖의 소독제 선택은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 승인 제품을 참고하면 된다. 한국방역협회 홈페이지(ikpca.c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계량컵이 없을 때는 락스 뚜껑을 활용하면 쉽다. 뚜껑 가득 용액을 채우면 10ml 용량이다. 희석한 소독제를 분무기에 넣어 뿌릴 경우 성분이 에어로졸(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립자)화할 수 있고, 부주의하게 뿌리다 안구 점막이나 연약한 피부 등에 직접 닿으면 자극이 될 수 있다. 분무 대신 고무장갑을 끼고 헝겊에 소독제를 묻혀 닦아내는 게 안전하다. 소독 시 마스크를 끼고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소독제를 다량 사용했을 땐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해야 한다. 단 락스는 스테인리스나 알루미늄 등 금속을 부식시킬 수 있으므로 금속 표면을 소독할 땐 락스 대신 70% 알코올로 소독하길 권장한다.

집 안 공간별 소독법

거실은 온 가족이 모이거나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 특성상 우선적으로 소독해야 하는 곳이다. 마른 수건에 소독제를 적당량 묻히거나 마른 수건을 소독제에 푹 담가 빤 다음 축축한 상태에서 닦는다.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소독 공식이 있다면 ‘손이 자주 닿는 곳부터 닦는 것’이다. 각 방문 손잡이는 기본, 인터폰이나 전화기, TV 리모컨, 스위치, 책상, 의자, 키보드, 마우스, 블라인드, 창문, 벽 등은 손이 많이 닿지만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바닥뿐 아니라 거실 가구도 소독제로 닦는다. 가죽 소파 등 소재에 따라 손상이 염려되는 것은 락스나 에탄올 희석액보다 살균 효과가 있는 소독 겸용 전용 클리너를 사용한다. 현관 바닥도 쉽게 오염되는 곳 중 하나다. 특히 신발 밑창은 보이지 않는 세균이 가득하다. 분무기를 신발 가까이 대고 소독제를 뿌린 뒤 말린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열에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독제를 묻혀 바닥을 일일이 닦아내기 어렵다면 뜨거운 열로 살균하는 스팀 청소기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스팀 청소기가 없다면 임시방편으로 뜨거운 물수건을 활용해볼 만하다. 지퍼백에 젖은 수건을 담아 지퍼백 입구를 연 채 전자레인지에 1~2분 돌리면 뜨거운 스팀용 걸레가 만들어진다.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용 밀대에 걸레를 끼워 고온 상태에서 빠르게 닦아내면 어느 정도 고온 소독 효과를 낼 수 있다. 화상에 주의해야 하고 한 번 사용한 걸레는 삶아서 같은 방법으로 재사용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일회용 수건을 사용한다. 식초를 살짝 뿌려 닦으면 살균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수저, 그릇 등 식기류는 열탕 소독을 추천한다. 유리병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깨지기 쉬우므로 찬물에 유리병을 넣고 끓이기 시작해 팔팔 끓는 물에 5분 정도 충분히 담가 열탕 소독 후 건져낸다. 남은 물기를 행주로 닦으면 오염될 수 있으니 건조대를 이용해 자연 건조하는 것이 좋다. 스테인리스 칼이나 수저는 열탕 소독 후 말리지 않은 채 칼집이나 수저통에 넣으면 다시 세균이 번식하기 쉽기 때문에 반드시 완전히 건조한 후 사용한다. 수세미와 행주는 음식물 찌꺼기가 직접 닿기 때문에 자칫 세균 배양실이 될 수 있다. 열에 강한 소재는 자주 삶아 쓰고 소독이 어려운 경우 최소 3~4주에 한 번씩은 교체한다. 주방에선 배수구와 후드를 주목해야 한다. 후드는 조리 시 발생하는 냄새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이물질이 쌓이기 쉬워 공기 중 떠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들러붙어 있다가 조리 시 열이 가해지면서 음식에 떨어질 수 있다. 후드 오염부를 주방 전용 소독제로 깨끗하게 닦아내고 후드 필터를 청소하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위생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욕실 세면대는 기름막이 형성되면서 때가 끼고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된다. 유막 제거제로 닦은 다음 뜨거운 물을 뿌려가며 세제나 소독제로 닦으면 더욱 말끔해진다. 육안으로 깨끗하게 닦이는 것처럼 보이는 스펀지형 클리너는 세면대 등 도기 표면의 코팅을 벗겨내는 연마제 성분이 들어 있어 욕실 청소 시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침구류는 집먼지진드기와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게 우선이다. 침구류 전문 청소기가 없다면 살균 세탁 후 고온 건조가 답이다. 가능한 환경이면 햇빛에 바짝 말린다. 요즘처럼 바이러스에 민감한 시기엔 세탁기 청소도 필수다. 세탁 후 남은 찌꺼기나 세균이 세탁조에 붙어 있다가 2차 오염이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세탁조 클리닝 세제는 자칫 세탁조를 씻는 과정에서 나온 오염물이 세탁조 하부에 들러붙어 2차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차라리 일주일에 한 번 빈 세탁기 통을 작동하고 세탁기 뚜껑과 세제 통을 열어 습하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는 게 낫다. 해충 방역도 체크해봐야 한다. 일반 조명보다는 해충이 선호하지 않는 LED 조명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주방의 음식 쓰레기통 역시 초파리 등 해충 사각지대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자주 비우고 일주일에 1회 완전히 분리해 뜨거운 물로 세척 후 잘 말려 사용해야 위생적이다.

아이 장난감, 반려동물, 차량도 소독 필수

아이들 손과 입이 자주 닿는 장난감은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아이 입에 닿는 장난감은 천연 성분의 제균 효과가 있는 토너가 유용하다. 토너를 묻힌 마른 수건으로 두 차례 닦고 햇빛이 잘 드는 곳에 두어 2차 소독한다. 장난감도 차아염소산나트륨 희석액으로 소독해도 무방하다. 소독, 건조 후 잔류물이 남지 않도록 물로 깨끗하게 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려동물도 청결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희박하지만 현관을 오갈 수 있는 개와 고양이는 사람 신발을 통해 전염병을 옮기는 바퀴벌레, 쥐 등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반려동물이 현관 바닥이나 신발에 접촉하지 않게 가림막을 치고, 반려동물이 거실과 현관을 오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면 현관과 신발 바닥까지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산책 후 목욕을 시키는 게 가장 안전하다. 여의치 않을 경우 거실에 들어서기 전 현관에서 코와 발, 꼬리 등을 깨끗한 물수건으로 닦는다. 소독제를 반려견, 반려묘에게 직접 뿌리는 것은 절대 금한다. 반려동물 컨디션에 따라 소량도 치명적일 수 있다. 반려견, 반려묘의 방석이나 장난감도 소독한다. 차량 또한 바이러스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요즘처럼 쌀쌀한 날엔 차 문을 닫아둘 경우 밀폐된 공간이나 다름없다. 곰팡이가 생기기 쉬운 에어컨이나 환기구 필터부터 점검한다. 이후 간단한 방법은 젤 타입 손 소독제를 마른 수건에 묻혀 핸들, 기어 등 손이 닿는 부분부터 닦는다. 환기도 수시로 한다. 일상적인 손 소독부터 가전제품 청소, 연말 대청소까지 소독이 일상이 되었다. 청결과 위생에 도움이 되는 점은 분명하지만, 소독액의 오남용은 위험성이 크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올바른 소독제를 선택해 공간에 맞는 소독법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주거환경을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