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E THEME

HOBBY

나를 브랜딩하다, 책 쓰기

퍼스널 브랜딩의 시대다. 나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만 책은 한 권에 오롯이 나만의 스토리와 노력, 강점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멋진 수단이다

Editor 이지윤
Reference <책 한번 써봅시다>(장강명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책을 좋아하는 대다수의 사람에게 ‘책 쓰기’는 언젠가 이루고 싶은 꿈일 것이다. 마음 한편에 고이 간직해온 꿈을 이루는 건 서점에서는 쉬워 보이다가도, 컴퓨터 앞에 앉으면 막막하기만 하다. 블로그에 쓴 몇 줄,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와 이모티콘을 곁들인 글을 모아서는 절대 책을 만들 수 없다. 소설가이자 <책 한번 써봅시다>라는 실용서를 펴낸 장강명 작가는 ‘한 주제로 200자 원고지 600매를 쓰자’라는 챕터에서 얇은 단행본 한 권을 만드는 데 최소 분량인 600매를 한 주제로 풀어낸 사람을 작가라고 명명한다. “필력이 대단하거나 운이 엄청나게 좋다면 원고지 100매짜리 글도 술술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원고지 600매는 불가능하다”라고 덧붙이며 말이다. <너도 작가가 될 수 있어>를 쓴 이동영 작가 역시 “글쓰기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자 하면 ‘누구나’ 시작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아무나’ 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나만의 특별한 이야기

스스로 터득한 지식과 노하우를 담은 실용서, 일상적인 산문을 모은 에세이, 상상력을 글로 옮겨낸 소설 등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었다면 어떤 장르의 책을 쓸지 고민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분량이 필요하다. 200자 원고지 600매는 A4용지 기준으로 약 70~80페이지 정도 되는 방대한 양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끊임없이 꺼내놓을 수 있는 나만의 특별한 주제를 찾아야 한다. 입문자들에게 진입 장벽이 낮은 장르는 아무래도 수필, 에세이 분야다. 일단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 될 것 같아 쉽게 느껴지지만 다른 이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으니 도전하는 사람도 많고, 경쟁도 치열하다. 집필할 나의 책이 차별점이 있고, 요즘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를 다루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형식이 자유로우니 ‘무엇’을 쓸지가 더 중요하다. 최근 출간된 책을 예로 들어보자. <출동 중인 119구급대원입니다>라는 책을 쓴 윤현정 작가는 실제 구급대원이다. ‘월평균 100여 명, 지금까지 3,000여 명에 달하는 환자를 이송했다’고 자신을 소개한다. 분명 일반 사람은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커피>를 쓴 김다영 작가는 커피가 좋아 커피를 연구하고, 네팔과 르완다, 페루를 돌아보며 커피 농장의 농부들을 돕고, 공정무역에 대해 탐구한 커피 애호가다. 축구 선수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씨는 손흥민 선수를 직접 교육한 경험담을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라는 책에 풀어냈다. 축구를 좋아한다면 제법 궁금할 이야기다. 하루에만 100여 종의 책이 출간된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신간 속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일지 고민하는 것이 책 쓰기의 시작이다.

글은 엉덩이가 써준다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한 많은 작가들이 글쓰기는 습관이 좌우한다고 이야기한다. <개미>, <뇌> 등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6살 때부터 매일 4시간씩 글쓰기 훈련을 했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인터뷰와 자신의 산문집 등을 통해 규칙적인 하루 일과를 공유해왔다. 보통 새벽 4시에 기상해 5~6시간 동안 글을 쓰고, 오후에는 달리기를 하거나 수영을 하는 등 운동을 하고 저녁 9시에는 잠에 든다고. 전업 작가들은 하루에 글 쓰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해둔다. 하지만 본업이 있는 예비 작가라면 더욱이 시간을 내어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실용서, 여행기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낸 유시민 작가는 ‘매일 30분 글쓰기’를 추천한다. “매일 30분 글쓰기를 한다는 것은 매일 러닝을 하거나 단순한 축구 동작을 반복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납니다. 그런 기본적인 ‘근육’이 생겨야 기술을 구사할 수 있어요.” 어떤 주제라도, 어떤 시간대라도 괜찮으니 시간을 정해두고 글 쓰는 연습을 당장 시작하자.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이나 드라마나 영화의 감상평을 쓰는 것도 좋다. 빈 노트 또는 새하얀 컴퓨터 화면에 깜빡이는 커서가 막막하게 여겨지는 날이 쌓이다 보면 여러 개의 주제 중 하나를 골라 쓰고 싶을 만큼 술술 써지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매일 쓴 글이 쌓여 책이 되는 건 순식간이다. 300쪽 남짓한 책을 쓴다면 매일 한 쪽씩만 써도 365일이면 한 권을 쓰고도 남는다. 장강명 소설가는 직장을 다니며 2년 동안 쓴 소설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정식 데뷔했다.

스스로 해결하는 독립출판
vs 출판사의 간택을 받는 기획출판

책을 출간하는 가장 고전적인 방법은 출판사를 통한 기획출판이다. 이 경우 작가는 글쓰기에만 집중하면 되고, 계약과 동시에 계약금 또는 선인세를 받을 수도 있다. 집필 후에도 디자인, 교정, 마케팅, 유통 등 전 과정을 출판사가 도맡는다. 하지만 기획출판의 가장 큰 단점은 출판사와의 계약을 따내야 한다는 것. 특히 경험이 없는 예비 작가들에게 가장 어려운 구간이다. 브런치나 블로그에 올린 글을 보고 출판사에서 먼저 제안하는 경우도 있고, 출판사에 직접 제안서를 보내 채택되는 사례도 있지만 어느 쪽이든 쉽지 않다. 최근에는 주제 선정, 디자인, 인쇄까지 모두 스스로 해결하는 독립출판이 인기다. 애써 출판사를 찾을 필요도 없고 작가의 자율성이 충분히 보장된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진행해야 해 시행착오를 거치며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모된다. 원고 집필 외에도 책을 디자인하고, 인쇄소를 알아보고, 책을 납품할 독립서점을 찾는 일 등 출판 전 과정에 신경써야 한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언어의 온도>, <저 청소일 하는데요?> 등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이 책들은 모두 독립출판으로 첫 출간됐다가 대형 출판사에서 정식 출판된 성공적인 사례다.

책 쓰기에 도움이 될 플랫폼과 참고 도서

브런치 brunch.co.kr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네이버 블로그와 달리 ‘심사’를 거쳐 브런치 작가가 되어야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 매년 회원들을 대상으로 책을 출간해주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있다. 문학동네, 민음사, 알에이치코리아 등 국내 대형 출판사가 참여해 작가를 선정하는 식으로 몇 년 사이 초보 작가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출판 루트.

<퇴근 후 글 쓰러 갑니다> (서양수 지음, 두사람 펴냄)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네이버 블로그와 달리 ‘심사’를 거쳐 브런치 작가가 되어야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 매년 회원들을 대상으로 책을 출간해주는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가 있다. 문학동네, 민음사, 알에이치코리아 등 국내 대형 출판사가 참여해 작가를 선정하는 식으로 몇 년 사이 초보 작가들에게 가장 인기 많은 출판 루트.

<책 한번 써봅시다> (장강명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어떤 마음가짐으로 글을 써야 하는지, 소재나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예비 작가의 태도에 관한 이야기부터 에세이·소설·논픽션 등 장르마다 다르게 접근하는 방법과 작가로서의 경험담을 담아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