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ECIAL

INSIDE

환경을 위한 한 걸음

환경을 의식하고 있다면, 혹은 자연보호에 더 관심을 두고자 한다면 이곳만큼은 기억하자. 친환경을 적극 실천하고 알리는 공간이다.

Editor 장새론여름 Photographer 최충식
자료 제공 우분투북스, 서울새활용플라자

무엇도 버릴 것 없는 카페, 얼스어스

카페 얼스어스의 구성 요소는 간단하다. 돌과 흙, 나무, 스틸, 유리 정도다. 대부분 카페를 위해 새로 만들었다기보다, 누군가의 손을 거쳐온 듯한 아이템이다. 건물의 콘크리트와 시멘트, 지붕을 떠받치는 서까래는 얼스어스 한참 이전부터 터를 지키고 있었다. 컵과 그릇은 모두 유리와 도자기, 의자와 테이블은 대부분 나무 소재다. 엄격한 제로 웨이스트 카페답게 화장실 휴지 외에는 버릴 게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카페 소개 서두에 화장실 얘기를 꺼내는 게 조심스럽지만, 쓰레기통에 씌우는 흔한 비닐봉지도 물론 없다. 비닐을 소비하는 대신 매일 고압으로 깨끗이 세척하는 방식을 택했다. 그동안 일회용 티슈와 빨대, 플라스틱 트레이, 화장실 비닐봉투가 당연히 카페에 있다고, 있어야 한다고 은연중 여겼나 보다. 낭비 없는 공간은 생소했다. 물론 그것들 없이도, 아니 없기에 카페 얼스어스는 더 자연스럽고 아늑하기만 하다. 딸기가 들어간 계절 음료와 커피를 시켰다. 묵직한 나무 쟁반에 유리잔과 도자기잔을 받쳐 내온다. 케이크를 포장해 가려고 미리 주문도 해두었다. 여느 카페와 달리 케이크를 포장하려면 최소 하루 전 미리 주문하고 입금도 해야 한다. 케이크를 담아 갈 용기도 준비해야 한다. 얼스어스의 SNS는 손님이 챙겨야 할 포장 용기의 예시를 잘 보여준다. 김치통과 반찬통은 물론이고 대나무 찜기와 도자 뚝배기, 유리로 된 비전 냄비, 삼중 스테인리스 곰솥까지 다양하다. 단 일회용 포장 용기만큼은 엄격히 거부한다. 한 번의 예외가 여러 사람의 요구로 이어졌고, 결국 제로 웨이스트의 취지가 무색해질 뻔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마땅한 통이 없는데 굳이 새로 구입하기 꺼려진다면 SNS에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편편한 나무 도마 위에 케이크를 얹고, 믹싱볼을 뚜껑 삼아 엎은 아이디어를 머릿속에 새겼다. 친환경, 제로 웨이스트 그리고 카페 투어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얼스어스 역시 일찌감치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서촌점이든 연남점이든 주말에는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이들로 가게 앞이 북적인다. 평일에는 가게 인근 이웃의 방문이 잦다. 이날 오픈 직후 방문한 날에도 머그컵과 접시를 한 손으로 들고 왔다가 케이크와 음료를 받아 양손에 들고 가는 손님이 하나도 둘도 아니고 셋이나 있었다. 커피는 익숙한 맛인데 케이크는 치즈의 풍미가 여느 카페보다 진하다. 딸기도 갓 딴 것처럼 사각사각한 식감이 살아 있다. 케이크만 기대하고 가도 충분히 만족하리라 자신한다.

주소 및 문의 서촌점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28가길 1, 010-6686-8413 연남점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50, 010-7105-9413
인스타그램 @earth__us

실천을 위한 첫걸음, 더 피커

관심은 있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을 때, 더 피커가 등장했다. 2016년 1월 제로 웨이스트 숍이라는 타이틀을 국내 최초로 도입한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이다.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대신 스테인리스 빨대를 알리고, 플라스틱 칫솔을 대체할 대나무 소재 칫솔을 소개했다. 합성섬유가 아닌 면 소재로 된 치실, 천연 수세미로 만든 세척 도구, 빨아서 다시 쓰는 화장솜과 씻어서 또 사용하는 밀랍 랩까지 선보였다. 더 피커가 등장하고 이내 알맹상점과 지구샵 등 제로 웨이스트 숍이 수도권 각지에 생겼다. 친환경 실천에 드는 품을 확실히 줄여주는 장소들이다. 더 피커는 고층 빌딩의 9층에 위치한다. 옆 가게에 방문했다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우연히 들를 일은 좀처럼 없을 만한 자리다. 그래서 손님 대부분 목적이 분명하다. 제로 웨이스트를 경험하기 위해서다.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실천해야 한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제로 웨이스트 숍은 제품으로, 서적으로, 콘텐츠로 그 방법과 방향을 제시한다. 단골손님도 물론 많다. 대부분 온라인 숍을 통해 구입하지만, 비닐 포장된 파스타 면 대신 직접 가져온 통에 담아 가거나, 합성세제 대용으로 쓸 천연 세제 소프넛을 한 달치만 구입하거나, 해진 수세미의 신제품을 직접 고르러 더 피커에 들른다. 반경 500m 이내에서 근무하는 직장인과 5km 안에 거주하는 이들이 주로 찾는다고. 스테디셀링 아이템 목록에는 장바구니 세트와 각종 친환경 관련 매거진, 소모품인 칫솔과 비누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제로 웨이스트를 전파하는 데 유용한 기프트 카드도 인기다. 물론 플라스틱 카드가 아닌 디지털 쿠폰으로 발행해 모바일 메시지로 전송하는 형태다.

주소 및 문의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로 115, 헤이그라운드 9층, 070-4118-0710
홈페이지 thepicker.net
인스타그램 @thepicker

삶과 음식, 도시와 농촌의 공존을 위해, 우분투북스

행복한 아이에게는 보통 행복한 부모가 있다. 배려할 줄 아는 이 곁에는 감사할 줄 아는 친구가 꼭 있다.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 즉 공생 관계 혹은 공동체 정신을 뜻하는 ‘우분투(Ubuntu)’의 적절한 예다. 건강한 책과 먹거리, 도시와 농촌의 공존 역시 우분투에 부합한다. 책방지기가 추구하는 방향이 꼭 이렇다. 신념을 담은 이름도 그래서 우분투북스다. 우분투북스의 껍질은 아담한 큐레이션 서점이다. 생태와 자연 관련 서적, 친환경 농산물을 엄선해 소개한다. 그 속에는 방대한 문장의 바다가 일렁이고 있다. 2016년 오픈과 함께 우분투북스는 블로그를 운영했는데, 지금까지 단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일주일에 한 편가량 기록을 남겼다. 서점의 발전사,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블로그에 축적돼 있다. 모든 일에 진심을 다하는 태도도 생생히 느껴진다. 책을 찾아달라는 부탁에 몇 개월간 발품을 팔고 개개인을 위한 서가를 개발하는 데 한 달을 통째 할애하며 선물용 책 주문에 굳이 요청하지 않은 손 편지를 더하는 일. 건강한, 혹은 정성스러운 삶의 모범 사례이리라. 잠시 엇나간 방향을 다시 잡아 우분투북스의 책을 소개한다. <숲 사용 설명서>와 <나무 수업> 같은 자연의 가치를 다룬 서적과 <소금 지방 산 열> 그리고 <향신료의 모든 것> 같은 식재료 안내서가 나란히 꽂혀 있다. 달걀 관련 책을 모아둔 코너 위에 차를 조명한 책 코너가, 엄선한 요리서를 둔 칸 너머 제로 웨이스트를 논하는 책 자리가 있다. 다독가이자 출판사를 운영했던 주인의 안목이 드러난다. “도시는 도시대로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있고, 농촌은 농촌대로 적당하게 유통할 수 있는 경로가 없어서 고민이 많기 때문에, 양자 간 고민이 해결되는 장소를 염두에 두고 시작했습니다.” 이용주 대표의 말마따나 우분투북스에서 건강한 먹거리 역시 책 큐레이션에 맞춰 선보인다. 문장에는 진심이 드러난다고 생각하기에, 식품에도 정직을 기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주소 및 문의 대전시 유성구 어은로51번길 53, 070-7840-1559
홈페이지 blog.naver.com/ubuntubooks
인스타그램 @ubuntubooks

새활용 거점, 서울새활용플라자

자투리 가죽으로 귀여운 동전지갑을 만들고 폐현수막으로 가방을 짜고, 유리병을 납작하게 눌러 그릇으로 재탄생시키는 일, 모두 서울새활용플라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에코파티메아리와 단하주단, 큐클리프, 킄바이킄 등 익숙한 친환경 브랜드 제품도 대부분 이곳에서 새 생명을 얻는다. 에코파티메아리는 자투리 가죽과 원단, 헌 옷으로 아기자기한 인형과 소품을 제작한다. 단하주단은 중고 한복과 드레스, 커튼 등을 화사한 현대적 디자인으로 재탄생시킨다. 큐클리프는 폐기된 우산과 현수막으로 파우치와 가방, 잡화를 만든다. 킄바이킄은 에코백과 재활용 의류를 반려동물 용품으로 재활용한다. 모두 젊고 감각적인 제품으로 떠오르는 브랜드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이처럼 업사이클 기업이 입주한 시설이자 업사이클링 교육기관, 서울시의 새활용 거점이다.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연면적만 무려 1만6,500여 m² 부지를 통틀어 업사이클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교육기관이기도 하다. 새활용에 대한 지식과 시설을 두루 소개하는 탐방 프로그램부터 스마트폰 거치대 만들기, 북극곰 가면 만들기 등 온라인 수업까지 무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새활용플라자를 직접 관람하고 싶다면 무엇보다 탐방 프로그램, ‘새활용 이야기’를 미리 신청하길 권한다. 매주 화요일~일요일 11시, 14시, 16시에 진행하는 일종의 도슨트 투어다. 준비 없이 불쑥 방문할 경우, 업무에 집중한 이들에게 방해될까 조심스러워하며 뻘쭘하게 엿보다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 반면 새활용 이야기에 참가하면 서울새활용플라자의 구석구석을 탐방하며 새활용의 의미와 가치, 활용 방법을 두루 습득할 수 있다. 고장난 소형 가전을 고치거나 3D-UV 프린터, 진공성형기 등 고가의 장비가 필요할 때도 서울새활용플라자를 이용하면 좋다. 거의 모든 공구를 갖춘 리페어 존과 목공실, 프로토 존 등을 갖춘 ‘꿈꾸는 공장’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헌 옷과 폐섬유, 플라스틱 소재 등 새활용을 위한 소재가 필요할 땐 ‘소재 은행’을 이용하면 된다. 승마용 안장 패드부터 포대 바구니, 차양, 색깔별 플라스틱 파쇄물 등 새 상품으로 가공하는 데 유용한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혹은 판매할 수 있다. 원하는 소재를 찾아주는 서비스도 마련돼 있다. 단순 관람부터 사업 지원까지 새활용 전반을 아우르는 곳이 서울새활용플라자인 것이다.

주소 및 문의 서울시 성동구 자동차시장길 49, 02-2153-0400
홈페이지 www.seoulup.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