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ECIAL

ITEM

Happy New Ear!

청각으로 힐링을 경험하고 싶다면…

Editor 장인화

출근길의 가장 좋은 친구, 오디오북

지루하고 피곤한 출근길에는 오디오북만 한 게 없다. 그저 가만히 이어폰을 꽂고 눈을 감은 뒤 누군가가 읽어주는 책을 들으면 출근길의 고단함이 싹 가실 만큼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출근길뿐만 아니라 집안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서도 오디오북을 들으며 ‘독서’를 할 수 있어 평소 책 읽는 것에 부담을 가졌던 이들이 독서의 즐거움을 얻고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독서율이 낮은 편인데, 최근 오디오북이 인기를 끌면서 국내 독서 문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많은 시각적 정보와 업무로 피로한 상태에서 청각으로만 콘텐츠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많은 이에게 더없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 이러한 오디오북의 인기에는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플랫폼의 역할이 컸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을 중심으로 밀리의 서재, 윌라, 스토리텔 등 다양한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이 등장하며, 청각 콘텐츠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전파하고 있다. 2017년 서비스를 시작한 ‘네이버 오디오클립’에서는 책은 물론 어학, 동화, 예능, 종교, 강연, ASMR,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오디오로 즐길 수 있다. 콘텐츠가 워낙 방대해 호기심에 구독했다가 이것저것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밀리의 서재’는 월 이용료를 내면 10만 권의 독서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데, 특히 저자·셀럽·전문 성우가 30분분량으로 요약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디오북을 들으면서 동시에 책 내용도 텍스트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장점. 또 다른 오디오북 플랫폼인 ‘윌라’는 기계음이 아닌 100% 전문 낭독자가 책을 읽어 청음자로 하여금 듣기에 편하고, 내용에 집중하기도 수월하다. 또 오디오북 에디터를 통해 경제 서적의 도표나 그래프 등을 적합한 언어로 바꾸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 최초로 모바일 오디오북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인 스웨덴 오디오북 기업 ‘스토리텔’은 지난해부터 한국에서도 서비스를 선보이는 중이다. 스토리텔은 글로벌 회사라는 강점을 살려 한국어·영어 완독형 오디오북으로 독서와 공부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귀로 느끼는 심신 안정

‘집콕’ 생활이 길어지는 요즘, 집에서 휴대폰이나 TV, 컴퓨터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인기다. 대표적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전 세계의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외에 눈과 귀를 힐링할 수 있는 콘텐츠도 다양하다. 기온이 뚝 떨어진 요즘에는 집에서 장작 난로를 때며 분위기와 인테리어를 다 잡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데, 이럴 때 넷플릭스를 통해 가상 벽난로를 보며 ‘불멍’을 즐길 수 있다. 1시간 내내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가 화면 가득 재생되며, 시각적으로 따뜻해지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타닥타닥 장작이 타 들어가는 실감나는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이것이야말로 청각적 자극이 심신에 긍정적 효과를 전하는 좋은 예다. 넷플릭스에 ‘Fireplace’ 또는 ‘불멍’을 검색하면 된다.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며 바람과 물 흐르는 소리, 음악과 함께 심신을 다독일 수 있는 ‘Moving Art’ 콘텐츠도 추천한다. 여행을 갈 수 없는 지금, 유튜브에서 ‘랜선 여행’을 즐기는 것도 심신 안정에 도움이 된다. 화면으로 외국이나 타 지역을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영상을 통해 들려오는 그곳의 소리 자체가 편안한 백색소음이다. 편집자가 여행지를 걷는 소리,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는 소리 등 낯선 도시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가 새롭고 즐겁고 평화롭기만 하다. ‘먹방’을 주제로 한 랜선 여행 콘텐츠도 있는데, 바다를 배경으로 디저트를 즐기는 콘텐츠의 경우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아삭아삭 경쾌하게 씹는 소리가 더해져 청각이 더욱 자극된다. ‘ASMR 랜선 여행’을 검색하면 보다 청각에 집중한 다양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직접 여행을 가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영상을 즐기다 보면 금세 잊혀진다.

집에서 편하게 즐기는 온라인 공연

관객들의 열기로 가득 찬 공연장이 동영상 화면으로 옮겨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쉬어가는 공연 업계가 온라인으로 새 활로를 찾은 것. 직접 공연장에서 배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웅장한 음악과 울림 있는 연주를 듣는 것과는 다르지만 집에서 공연을 즐기면 다시 보고 싶은 부분을 돌려보거나 볼륨을 원하는 대로 조절하는 등 여러모로 편리한 점도 많다.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며 즐기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현재는 뮤지컬, 클래식 연주회, 콘서트, 국악 등 대부분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상황. 뮤지컬의 경우 온라인 라이브 감상권을 구매하면 해당 날짜와 시간에 접속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를 클로즈업 화면으로 보고, 무대를 채우는 퍼포먼스를 화려한 카메라 연출과 함께 즐기니 눈과 귀가 호강한다. 티케팅부터 고난인 유명 가수의 콘서트도 온라인으로 볼 수 있어 반가운데, 다양한 카메라 앵글과 무대가 시각적으로 입체적인 재미를 더해 현장에서 보는 공연과 또 다른 감흥을 전한다. 온라인 공연이 점점 사람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스트리밍 방식도 진화하는 중이다. 한 오케스트라 온라인 공연의 경우 연주를 지휘자, 무대, 현악기, 피아노 등 시청자가 원하는 시점에 따라 바꿔 즐길 수 있는데, 지휘자 시점을 선택할 경우 실제 지휘자에게 들리는 것처럼 녹음·편집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모든 생활이 변하면서 공연 시스템도 달라지고 있다. 이처럼 점점 다채로워지고 진화하는 온라인 공연의 양상을 보니 한편으론 대면 공연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연도 꾸준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리로 듣는 우주

미세먼지의 영향으로 밤하늘의 별을 보기 힘든 요즘, 눈으로 보는 대신 우주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천체물리학자이자 음악가인 맷 루소는 “우리가 사는 우주는 음악으로 가득하다. 관측 데이터를 음으로 들으면 우주를 다른 차원으로 경험할 수 있다”며, “모든 별자리는 각기 다른 별들로 구성돼 있어 별자리마다 독특한 선율을 만들어낸다”고 전한다. 그의 말을 따라 우주 소리를 들으니 은하에서 경쾌한 소리가, 저마다의 별에서 높고 낮은 음이 울린다. 맷 루소는 천체 사진을 음악으로 구현하는 시스템을 통해 우주의 아름다움을 음으로 들려준다. 우주에서 영감을 얻어 곡을 만든 것이 아니라 천체의 밝기나 위치, 전자기파 주파수에 대응하는 음정, 음량, 리듬을 사용해 실제 관측한 데이터와 영상을 음악으로 번역한다. 별은 각각의 선율로, 가스와 먼지 구름은 단조로운 저음으로 표현하는 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우주 음악은 시스템 사운드(system-sounds.com)에서 들을 수 있다. 최근에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찬드라 관측 위성, 허블우주망원경에서 얻은 영상과 데이터를 음악으로 바꿔 들려주는 천문학 대중화 사업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천체 관측 데이터의 음향화는 천문학 연구에도 도움을 준다. 대학원생 때 시력을 잃은 시각장애인 천문학자 완다 디아즈 머시드는 우주 관측 데이터를 소리로 바꾸어 분석하는 방법으로 천체를 연구하고 있다. 항상 눈으로 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던 우주를 소리로 듣는 것은 정말 색다름 그 자체다. 아름다운 우주의 선율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청아해지고, 머릿속이 가벼워지는 것도 같다. 이루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우주와의 교감을 모두 꼭 한 번 경험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