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ECIAL

나는 나와 더불어 산다

나 스스로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외침이 요즘 사회에서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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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침범할 수 없는 내면을 구축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사는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다.” 최근 SNS에 활발히 공유된 소설가 김영하의 문장이다. 그 말처럼 ‘나’를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이를 상징하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미 제너레이션’, ‘마이싸이더’, ‘나 님’… 미 제너레이션은 자기 위주로 생각, 행동하는 젊은 세대를 이르고, 마이싸이더는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따르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나 님은 자신을 높여 부르는 말이다. 과거 공동체가 ‘우리’를 중요시하며 취향을 억눌렀다면, 최근에는 개개인의 성향을 한발 앞세우는 모습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서점가에서도 이런 경향이 또렷이 나타난다. 2019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상위 20개 서적 중 심리 에세이 분야의 비율이 절반가량이었다.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당신이 옳다> 등 개개인의 심리를 파고든 서적이 대표적이며, 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과 김영하의 <여행의 이유>처럼 명사가 내면을 뒤집어 보인 책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한편 대중 사이에서 정신질환이 장염이나 독감같은 질환의 일종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 경향은 SNS에서 특히 쉽게 찾을 수 있다. 인스타툰(인스타그램+웹툰) ‘판타스틱 우울백서’와 ‘디어 마이 블랙 독’을 예로 들 수 있다. 제법 심각할 법한 이야기에 사뭇 가벼운 그림체를 입혀 같은 증상의 사람들에게는 치료할 용기를 주고, 일반 독자에게는 이해의 폭을 넓혀준다. 나아가 최근 몇 년 새 카운스링(CounsRing)과 ‘마인드카페’같은 앱&웹 익명 심리 상담소가 다수 등장해 접근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에 따라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묵직한 압박이 해소되고, 완치를 위해 전문의와 얼마든지 동행할 수 있음이 대중에게도 알음알음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