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ECIAL

MOVIE

JUL-AUG 2020

오싹한 영화

올여름 주목받는 호러 혹은 미스터리 신작 영화 열전.

Writer 홍순채(칼럼니스트) Editor 주원

반도 (2020, 한국)
감독 연상호
출연 강동원, 이정현 외
장르 액션, 드라마

살아남은 자들의 사투, 반도

2016년 여름 극장가를 뜨겁게 달군 영화 <부산행>의 속편이 4년 만에 공개된다. 7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반도>는 올여름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독보적인 코리안 좀비 스타일을 선보인 <부산행>은 한국 영화가 좀비물에 약하다는 인식을 송두리째 바꿔놓으며 국제적인 호평을 이끌어냈다. 당시 국내에서만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그동안 실험과 시도에 머물렀던 좀비 장르를 확고한 흥행 아이템으로 탄생시켰다.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반도>는 티저 영상만으로 전 세계 좀비 마니아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다.
<부산행>에서 좀비를 막지 못한 한반도의 상황은 더 황폐하고 처참하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던 지하철은 좀비가 뒤엉켜 사는 공간으로 변했고, 인간은 그 틈새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대미문의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좀비와 맞서 싸우고, 그들보다 더 사악하게 변해버린 인간 무리와 사투를 벌이는 정석(강동원 분)과 민정(이정현 분)의 분투는 보는 내내 긴장감으로 숨죽이게 한다. <반도>는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확장되어 도시 곳곳을 누비는 스펙터클한 영상으로 전작을 넘어선 긴장감을 보여준다.
<부산행>으로 스타 감독 반열에 오른 연상호 감독의 인기도 심상치 않다. <반도>가 칸 영화제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 사실 연상호 감독은 칸 영화제와는 벌써 세 번째 인연이다. 2012년도 <돼지의 왕>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레드 카펫을 처음 밟았고, 연이어 <부산행>과 <반도>로 초청받은 것.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 이후 냉혹한 도시 개발의 이면을 다룬 영화 <염력>(2018)을 발표했지만 흥행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아내며 역시 ‘연상호답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도>에서는 좀비보다 더 사악한 인간 군상이 등장해 인간의 근원에 대해 성찰하며 보다 폭넓은 세계를 보여준다.

반도 (2020, 한국)
감독 연상호
출연 강동원, 이정현 외
장르 액션, 드라마

Gretel&Hansel (2020, 미국 · 캐나다 · 아일랜드 · 남아프리카공화국)
감독 오즈 퍼킨스
출연 소피아 릴리스, 사무엘 리키 외
장르 판타지, 미스터리

더 이상 동화가 아니다, 그레텔과 헨젤

동화 <헨젤과 그레텔>은 1812년 출간된 이래 200여 년간 160개국에서 번역되었고, 200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만큼 가치를 인정받은 작품이다. 그런데 동화의 스토리에는 놀라운 비밀이 있다. 그림 형제의 초판을 보면 아이들이 읽는 동화라고 하기에는 다소 섬뜩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를테면 아이들을 숲에 버린 존재가 계모가 아닌 친모였다는 것이다.

초창기 이런 설정은 훗날 <헨젤과 그레텔>을 미스터리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주었다. <헨젤과 그레텔>이 친부모로부터 학대받고 노동력을 착취당하는 당시 아이들의 모습을 동화로 포장한 잔혹한 이야기일 수 있다는 것. 오즈 퍼킨스 감독은 바로 이런 무서운 비극에 주목해 영화 <그레텔과 헨젤>을 탄생시켰다. 영화 <사이코>(1960)의 주인공 안소니 퍼킨스의 아들로 알려진 오즈 퍼킨스는 배우와 극작가를 거치면서 유니크한 스타일을 지닌 스릴러 감독으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히 <그레텔과 헨젤>을 연출하며 마녀를 죽이고 마녀로 성숙해가는 그레텔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그려내 호평받았다. 익히 알려진 내용은 숲속에서 길을 잃은 남매를 잡아먹으려던 마귀할멈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당한다는 권선징악의 스토리다. 하지만 오즈 퍼킨스 감독은 원작을 비틀어 그레텔(소피아 릴리스 분)을 누나로, 헨젤(사무엘 리키 분)을 동생으로 재설정해 제목도 <그레텔과 헨젤>로 바꾸었다. 수많은 영화 관계자들이 소피아 릴리스와 작업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는지 짐작하는데 사실이라면 감독의 의도는 예상대로 멋지게 성공한다. 소피아 릴리스가 연기한 그레텔은 비록 집에서 버림받고 마녀의 집에서 잡일이나 하던 미미한 존재지만 한편으로 마녀를 견제할 만큼 힘을 가진 소녀로 등장해 영화의 극적 완성도를 높였다. 영화 <그레텔과 헨젤>은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지만 기괴하면서도 음습한 스토리와 영상으로 관객을 미스터리한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올여름 주목할 판타지 공포 영화로 추천할 만하다.

Gretel&Hansel (2020, 미국 · 캐나다 · 아일랜드 · 남아프리카공화국)
감독 오즈 퍼킨스
출연 소피아 릴리스, 사무엘 리키 외
장르 판타지, 미스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