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ECIAL

MOVIE

웃음과 감동, 희망을 주는 소리

소리에 얽힌 흥미로운 스토리의 영화 세 편.

Writer 홍순채(칼럼니스트) Editor 방은주

세상을 울린 우리의 소리 <소리꾼>

영화 <소리꾼>의 완성도를 높인 인물은 바로 국악인 이봉근이다. 전문 배우는 아니지만 그가 내는 소리만으로 영화의 주인공을 맡을 이유가 충분했다. 영조 10년 빼어난 소리꾼이었던 학규(이봉근 분)는 가난하지만 사랑하는 아내 간난(이유리 분)과 딸 청이(김하영 분)와 함께 오순도순 살아간다. 그러나 당시 세태는 인신매매 사건이 끊이지 않았고 관리들은 그들의 뒷배가 되어 선량한 백성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규의 아내와 딸이 인신매매단에 납치되고, 엄마의 기지로 어렵게 홀로 탈출한 딸 청이는 충격으로 봉사가 되어가고 있었다. 학규는 아내를 찾기 위해 전국을 유랑하고 신분이 다른 이들과 고난을 함께하며 또 다른 가족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우여곡절을 겪는 이들의 이야기는 때로는 슬프고 또 때로는 감동적이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면 신명나는 국악 뮤지컬 한 편을 감상한 듯한 전율이 남는다. <소리꾼>을 만든 조정래 감독의 국악 사랑은 남다르다. 첫 번째 장편영화인 <두레소리> 역시 국악을 소재로 했고, 세간에 큰 주목을 받았던 <귀향>의 영화음악도 대부분 국악으로 이어갔다. <소리꾼>은 마치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 후속편처럼 한국적인 정서와 판소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감동을 전해준다.

소리꾼(2020, 한국)
감독 조정래
출연 이봉근, 이유리, 김하연, 박철민, 김동완, 김민준 외
장르 드라마

가슴을 뛰게 할 꿈의 무대 <씽(Sing)>

집콕으로 맞이한 새해, 지루함을 달래줄 흥겨운 콘서트를 즐기고 싶다면 주저 없이 추천할 영화가 바로 <씽>이다. 러닝타임 120분이 언제 다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감동적인 명곡이 이어지며 귀를 즐겁게 하는 애니메이션이다. 한때 전성기를 누리던 극장주 코알라는 극장을 되살리기 위한 묘수로 대국민 오디션을 기획한다. 그러나 1,000달러에 불과했던 우승 상금이 실수로 1만 달러로 변하면서 오디션 인기는 폭발하게 된다. 자기만의 스토리를 가진 참가자들이 전국에서 운집하고 언론에서도 크게 주목하게 되는데, 과연 오디션은 극장주의 의도대로 성공하게 될지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펼쳐진다. 오디션에는 수많은 동물들이 참가한다. 일상에 찌든 주부, 시련을 겪은 소녀, 자신만의 길을 걷고 싶은 소년, 병적으로 비사교적인 인물 등 우리 주변에서 한번쯤 마주칠 수 있는, 각양각색의 사연을 지닌 동물들이다. 영화 <씽>은 비록 저마다의 시련으로 고통받고 있지만 오디션을 통해 노래로 꿈을 이루는 과정을 담았다. 특히 영화에서는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예상치 못한 노래 솜씨를 자랑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스칼릿 조핸슨, 리즈 위더스푼, 태런 에저튼 등의 스타가 인상적인 목소리 연기를 펼쳐 즐거움이 배가된다.

Sing(2016, 미국)
감독 가스 제닝스
목소리 출연 매튜 맥커너히, 리즈 위더스푼, 스칼릿 조핸슨, 태런 에저튼 외
장르 뮤지컬, 애니메이션

고단한 삶 속에서 들리는 희망의 소리 <숨비소리>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베테랑들이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해 주목받은 단편영화가 있다. <건축학개론>의 이지수가 음악감독, <계춘할망>의 조은진이 수중촬영, <명랑>의 미술을 맡았던 장춘섭이 미술감독을, 그리고 <변호인>과 <광해>의 조명을 담당했던 오승철이 조명과 촬영을 맡았다. 가수 정엽은 제작사인 금강상회 홍승진 대표와의 인연으로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렇게 많은 이들의 참여로 제작된 영화의 감독은 <후아유>와 <안녕 형아> 등에서 조감독으로 인정받은 채리라 감독이 맡았다. 단란한 가정을 이루고 살 꿈으로 중국에서 제주도로 시집온 어린 신부는 결혼 3년 만에 남편을 하늘나라로 보낸다. 단 한 번도 제주를 벗어난 적이 없는 해녀 시어머니(현애란 분)와 남편만 믿고 시집온 중국인 며느리(쉬팡민 분). 때로는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도 하지만 서로 의지하며 소통해가는 과정을 밀도 높게 그려냈다. ‘숨비소리’란 해녀들이 오랜 자맥질을 끝내고 바다로 올라올 때 내는 숨소리다. 고단한 물질을 위해 오랫동안 참았던 숨을 한꺼번에 내쉬는 소리로 멀리서 들으면 마치 휘파람 소리처럼 들린다고도 한다. 아름다운 제주 풍광을 배경으로 한 여인들의 삶은 물질만큼이나 녹록지 않고, 목숨 걸고 바다에서 뿜어내는 숨비소리만큼이나 고단하다. 과연 이들은 행복한 동거를 할 수 있을까?

숨비소리(2017, 한국)
감독 채리라
출연 현애란, 쉬팡민
장르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