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ECIAL

MOVIE

달콤 쌉싸래한 영화

추억이 담긴 음식은 만든 사람과 먹는 사람의 마음을 이어준다. 때로는 달콤하고 또 때로는 쌉싸래하게 마음을 울리는 영화를 모았다.

Writer 홍순채(칼럼니스트) Editor 방은주

그리움과 희망의 레시피
<세상의 모든 디저트: 러브 사라>

사라는 간절하게 꿈꾸었던 베이커리 오픈을 앞두고 교통사고로 세상을 등지고 만다. 그녀를 너무나 사랑했던 엄마 미미(셀리아 아임리 분)와 딸 클라리사(섀넌 타벳 분) 그리고 친구 이자벨라(셀리 콘 분)는 절망에 빠진다. 그러다 사라의 못다 이룬 꿈을 위해 베이커리를 열기로 의기투합하면서 다시 희망을 찾아보려 한다. 여기에 유능한 셰프 매튜(루퍼트 펜리 존스 분)까지 합류하지만, 의지와는 다르게 매출은 늘지 않고 사라 없이 모인 네 사람도 좀처럼 융화하지 못한다. 그러던 중 미미가 런던이 가지고 있는 문화와 국적의 다양성을 디저트로 표현해낼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손님이 원하는 추억과 향수의 레시피로 각각의 취향에 맞추어 세계 각국의 디저트를 만들어낸 것. 디저트 하나로 손님에게 달콤한 행복을 선사하는 재치 있는 발상이 곧 베이커리의 성공으로 이어지면서 사라를 잃어버린 아픔 또한 서서히 치유되는데…. 영화는 디저트를 매개로 절망과 그리움 그리고 희망을 적절한 비율로 조리했다. 노팅힐의 아름다운 전경과 세계 각국의 독특한 디저트를 눈으로 음미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영화다.

Love Sarah(2020, 영국)
감독 엘리자 슈뢰더
출연 셀리아 아임리, 섀넌 타벳, 셀리 콘, 루퍼트 펜리 존스 외
장르 드라마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
<케이크메이커>

<케이크메이커>는 밀가루 반죽을 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밀가루가 물을 만나 수없이 부딪히고 주물러져야 비로소 쓰임새 있는 덩어리가 되듯 인간관계의 고통과 인내가 숙성의 과정과 다르지 않다는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인 셈이다. 베를린에서 케이크 가게를 운영하는 토마스(팀 칼코프 분)는 이스라엘에서 온 오렌(로이 밀러 분)을 만나 서로 깊게 교감한다. 그러다 이스라엘로 돌아간 오렌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데,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토마스가 그의 가족을 찾아 이스라엘로 향한다. 토마스는 오렌의 아내 아나트(사라 애들러 분)가 일하는 카페에 취업하고, 그의 가족 곁에 머물며 오렌이 즐기던 일상의 흔적을 찾으며 그를 잃은 상실감을 위로받는다. 아나트 역시 자신과 가족 곁에 머물러 있는 토마스와 깊은 마음을 나누게 되는데…. 토마스와 아나트는 케이크를 함께 만들고 나누면서 서로에게 위로를 받고 안식을 취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블랙포레스트 케이크는 어쩐지 두 사람의 모습과 닮아 있다. 결코 달콤하기만 할 수 없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다시 찾아온 사랑은 달콤 쌉싸래한 블랙포레스트 케이크의 맛처럼 느껴진다.

The Cakemaker(2017, 이스라엘·독일)
감독 오피르 라울 그라이저
출연 사라 애들러, 팀 칼코프, 로이 밀러 외
장르 드라마

마들렌과 함께 성장하는 한 소년의 이야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폴(귀욤 고익스 분)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여의고 쌍둥이 이모들과 같이 살아간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폴은 이모들에게만 의지하며 온실 속의 화초처럼 개성과 자아를 잃어버린 채 건조하고 향기 없는 나날을 보낸다. 희미해져가는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부여잡고 사회에서 유리된 채 살아가던 폴은 우연한 기회에 이웃에 사는 마담 프루스트(앤 르 니 분)의 비밀정원에 들어가게 된다. 신체는 성장했지만 아직 어린아이의 마음을 가진 폴을 위해 마담 프루스트는 따스한 차와 음악 그리고 마들렌을 내어준다. 자신 역시 암에 걸려 온전치 않지만 마담 프루스트는 폴에게 부모님의 사랑과 아름다운 추억을 되찾아주려고 한다. “나쁜 기억은 행복의 홍수 밑으로 보내 버려. 수도꼭지 트는 일은 너의 몫이란다.” 아픈 기억과 아름다운 추억 사이에서, 홍차에 적신 한 조각의 달콤한 마들렌과 함께 폴은 마침내 마음을 열고 성장하게 된다.

Attila Marcel(2013, 프랑스)
감독 실뱅 쇼메
출연 귀욤 고익스, 앤 르 니, 베르나데트 라퐁, 헬렌 벤상 외
장르 코미디,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