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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따라 여행하다

영화 속 명장면을 따라 발걸음을 뗀다. 액자로 만들어도 손색없는 풍경을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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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호수,
주산지

주산지는 청송군 주왕산 깊숙이 자리한 인공 저수지다. 저수지 주변으로는 골짜기가 워낙 깊어 봄가을이면 물안개가 고이고, 겨우내 눈과 얼음으로 덮인다. 나무들은 우람하고, 범접하기 힘든 엄숙한 기운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모든 장면이 주산지와 그 주변을 비춘다. 산맥으로 둘러싸인 호수 한가운데 가상의 사찰 세트장을 띄워 촬영했다. 가장 한국적인 산과 호수지만, 물 위에 뜬 절로 인해 기묘한 분위기를 낸다. 사찰 내부엔 벽이 없고 외부엔 담이 없으며, 방문과 대문은 있다. 절은 영화를 찍은 뒤 철거했지만, 숲과 물은 변함없이 신묘한 분위기를 낸다. 주산지까지는 주차장에서부터 걸어서 30분가량. 산속 깊이 자리하지만 산책로가 완만하다. 온갖 고난을 겪은 뒤 깨달음을 얻은 부처처럼, 넉넉하고도 포근하게 행인을 감싸 안는다.

주소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 73
문의 054-873-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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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의 사랑의 출발선,
대숲과 신흥사

“(대나무 숲에서) 언제가 제일 좋아요?”, “바람 불고 눈보라 칠때 좋지. 사악 소리가 나먼, 서억 소리가 나믄 인자 그 마음이 심나안 한기(심난한 게) 기분이 화악 풀리고 얼매나 좋나.” 삼척시 근덕면 동막리 대숲 앞에 사는 강화순 할머니(강화순)와 라디오 PD 은수(이영애)의 대화다. 대숲에서 은수는 바람이 멎자 굵은 기둥을 굳이 흔들어 그 특유의 ‘사악 서억’ 소리를 듣는다. ‘심란한 마음이 평온해지고 방금 전까지의 걱정도 잊히는’ 소리가 다시 울려 퍼진다. 쪼그려 앉은 은수와 상우(유지태)는 대나무 그림자를 덮은 채 소리에 귀 기울인다. 대숲에서의 잔잔한 평화 너머로 두 사람의 마음속에 호감이 싹튼다. 오밀조밀한 대숲 너머로 10분가량 더 걸어 올라가면 신흥사에 닿는다. 겨울 막바지 두 주인공이 머무른 곳이다. 처마 끝에서 울리는 풍경 소리, 뻐꾸기 울음소리, 겨울 막바지 눈내리는 소리를 기록하며, 은수와 상우는 서로의 방을 기웃거리다 말간 감정을 확인한다. 그렇게 그들은 봄날을 맞이한다.

주소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 동막리 1322
문의 033-572-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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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의 시간 여행지,
제주도 우도

영화 <인어공주>에는 30여 년의 간극이 있다. 나영이 서른즈음인 2003년과 연순과 진국의 청춘기인 1970년대다. 시대는 넘나들어도 배경은 대부분 한곳이다. 제주도 우도. 골짜기도 없는 펑퍼짐한 섬에서 연순은 나고 자랐고, 진국은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두 사람은 결혼까지 했고 나영을 낳았다. 연순이 억척스러워지고 진국이 의기소침해지며 나영이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한 만큼 우도 역시 풍경이 달라졌지만, 바다에 비치는 하늘빛과 파도를 일으키던 바람, 땅에 발붙인 식물과 바다에 기거하는 생물은 여전하다. 이것이 우도를 찾을 충분한 이유가 된다. ‘작은 제주도’라는 별칭답게 제주 본섬을 축소한 듯한 모양인데, 섬 가운데가 봉긋 솟았고 네 개의 해변은 서로 다른 색을 띤다. 해안선 길이만 17km에 달해 전동차나 자전거로 돌아도 한두 시간은 훌쩍 지난다. 순환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 5,000원을 내고 티켓을 구입하면 주요 명소에서 승하차하며 돌아볼 수 있다.

주소 제주 제주시 우도면
문의 064-782-5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