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영화 안팎에서

최재훈은 관객의 곁에서 영화를 본 뒤 전반의 감상을 문장으로 바꿔내고, 김설우는 영화 촬영 현장에서 가장 극적인 찰나를 카메라로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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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밖에서 쓴 영화 실록,
영화평론가 최재훈

물이 100℃를 넘겨야 후루룩 끓는 것처럼, 최재훈 역시 평론가 등단을 기점으로 동선이 커졌다. 2017년 영화평론가상 신인평론상 최우수상 수상으로 그 임계점을 넘겼고, 이듬해 2018년 이봄영화제 프로그래머, 제3회 서울무용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2019년에는 제3회 르몽드 영화평론가상까지 수상하기에 이른다. 미메시스, 핍진성, 맥거핀… 영화 평론에 등장하는 어려운 용어가 최재훈의 글에는 거의 없다. 영화를 함께 본 친구와 감상을 나누는데, 그 친구가 그저 영화를 조금 잘 아는 듯한 느낌에 가깝다. 물론 “외로움은 딸꾹질 같다. 언제 찾아왔는지 모르게 불쑥, 평온한 호흡을 끊어놓는다(<립반윙클의 신부> 리뷰 중)”나 “값없는 가치의 값어치에 대해(<기생충> 리뷰 제목)” 같은 문구는 문학적 경외심을 일으킨다. 그럼에도 그의 시선에는 뽐내거나 자만하는 기색이 없어, 조금 과장하자면 친구가 무심하게 툭 건넨 일기를 읽는 듯하다. 일상 그대로를 묘사한, 그러나 온 마음을 다해 쓴 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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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 속에서,
영화 스틸 포토그래퍼 김설우

영화 스틸 포토그래퍼 김설우는 200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영화 현장의 중심에 있었다. 정지우 감독과 김태용 감독은 배려가 몸에 배어 있어 스태프가 선호하는 감독 1순위라는 후문을, 번개 치는 장면을 찍기 위해 수십 명 스태프가 감전을 당해가며 전기 스파크를 일으켰다는 사실을 그가 아니라면 어디에서 들을 수 있을까. 카메라 셔터 소리 때문에 녹음팀과 신경전 벌이던 과거부터 무음 카메라로 눈치볼 필요 없이 촬영이 가능한 현재까지, 10여 년간 그는 영화 촬영 현장을 기록해왔다. <남산의 부장들>, <베를린>, <베테랑>, <내부자들>, <재심>, <VIP>, <유열의 음악앨범> 등이 대표작. 소위 잘나가는 포토그래퍼라는 점은 결과물만 봐도 알 수 있다. 멋있는 배우를 극적으로 연출했더라도, 사진에서 오라가 풍기는 건 역시 사진가가 잘 포착해서다. 영화 스틸 사진가라는 10년 경력 이전에 그는 영화 연출 스태프라는 10여 년 이력을 지닌다. 영화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인식으로 현장을 누비며, 한 장의 사진에 영화의 장면 장면을 압축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