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Back to the future

우연인지 필연인지, 요즘 이름난 명소 사이에는 옛 무드를 젊게 응용했다는 교집합이 있다. 유행보다 정체성에 초점을 맞춘 뉴트로 플레이스를 엄선했다.

자개장과 샹들리에의 어울림, 헤어숍 상수동화

헤어숍에 어울릴 만한 묘사는 아니지만, 상수동화는 철두철미하다. 인테리어 콘셉트부터 소품 하나까지 일관되고, 헤어숍이라는 목적에 충실하다. 자개를 중심으로 한 한국식 빈티지와 조명을 주축으로 서양식 무드가 절묘하게 혼재돼 있다. 레트로 인테리어의 성공 사례로 충분히 거론할 만하다. 소품은 모두 헤어숍의 특성에 맞췄다. 자개농의 문짝으로 파티션을 만들거나, 자개장 서랍을 트레이로 이용하는 등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좇느라 마감이 조악한 공간을 접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인데, 상수동화에서는 레트로에 대한 엄밀하고 진중한 고민이 엿보인다. 고풍스러운 소품 일색인 상수동화에서도 시간을 앞서 달리는 부분이 분명 있다. 스타일링 기구와 제품 그리고 스타일리스트의 감각이다. 상수동화는 인테리어에 공들인 공간이기 이전에 머리를 매만지는 곳. 인테리어에 배어든 섬세한 미감은 헤어 스타일링 실력의 일부일 뿐이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와우산로3안길 2
문의 02-332-7634

강화도의 화양연화, 조양방직 카페

창고와 사무용 건물, 공장 건물까지 아우른 2,500여 평 대규모 부지에 카페가 들어섰다. 이름은 조양방직, 강화도가 섬유 산업으로 번성했던 시절을 반영한 이름이다. 조양방직은 1933년 설립한 인조 직물 생산 공장으로 강화도 섬유 산업을 부흥시켰지만, 섬유 산업이 대구로 이전하면서 점차 쇠퇴하다가 1960년대 문을 닫았다. 이후 조양방직 부지는 단무지 공장, 젓갈 공장으로 활용되다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하고 불이 꺼졌는데, 그 역사성을 고스란히 보존한 문화 공간 겸 카페로 재탄생시킨것이다. 공간이 워낙 넓어 휑할 법한데, 오히려 ‘벅차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20대부터 70대까지 전 세대가 공감할 만한 아이템들이다. 마오쩌둥 포스터와 오드리 헵번 액자 등 반가운 얼굴이 미소를 건네고, 재봉틀, 전화기, 저울 같은 생활 소품이 무심하게 툭 놓여 있지만 마르셸 뒤샹의 작품처럼 시선을 붙잡는다. 독일산 가로등과 이탈리아산 샹들리에 조명, 공장 내부의 서까래와 외부의 기와지붕까지 시공간을 넘나든다. 구석구석 사진을 찍다 보면 한두 시간은 마법처럼 사라진다.

주소 인천시 강화군 강화읍 향나무길5번길 12
문의 032-933-2192

맵시 있는 ‘시’ 공간, 다시서점 한남점

다시서점을 형용사로 표현하자면 ‘양간하다’ 정도 되겠다. 동해바다를 연상시키는 짙푸른 벽에 해머로 내려친 듯 거칠게 뚫린 구멍이 있고, 그 안팎으로 옛 찻집에서 볼 법한 바퀴 달린 1인용 소파와 학교에서 앉았던 것 같은 ‘걸상’, 선명한 초록색과 파란색 팬이 돌아가는 선풍기가 맵시를 더한다. 다시서점은 ‘시가 많은 서점(多詩)’이라는 뜻이자, “서점이 사라지는 시대에 ‘다시’ 서점을 하자”는 의미를 담은 상호다. 시 전문 서점으로 한남점과 방화점이 있으며 온라인 숍(www.dasibookshop.com)을 운영하는데, 이 중 한남점은 주말에만 문을 열고 엄선한 시집과 도서를 소개한다. 공간은 낮 동안 시 전문 서점으로 운영되다가, 밤에는 ‘초능력’이라는 바로 변신하기도 한다. 음악 때문인지, 시를 팔 때와 온도 차는 꽤 큰 편이다. 같은 공간에 같은 소품이지만, 조도가 약간 더 높은 다시서점에서 레트로 무드를 훨씬 선명하게 느낄 수 있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42길 34, 지하 1층
문의 02-322-5495

사진으로 즐기는 그때 그 시절, 산격동사진관

산격동사진관은 복고풍 콘셉트 사진관이다. 커플을 위한 ‘복고 웨딩’뿐 아니라 1900년대 초 경성 분위기를 재현한 ‘경성시대’, 1980년대 가정집을 연출한 ‘응답하라’까지 세 가지 콘셉트를 갖추었다. 의상과 액세서리 대여도 물론 가능하다. 빈티지 웨딩드레스부터 복고풍 청재킷과 청바지, 개화기의 고풍스러운 의상까지 사이즈별로 보유하고 있다. 경성시대 세트장은 벨벳 소파와 샹들리에로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배경의 조도를 낮춰 고풍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응답하라 세트장은 한결 환하다. 파스텔 톤 액자와 꽃 그림 이불, 한 장씩 찢어 쓰는 달력과 연보라색 파리채까지, 피식 웃음 짓게 하는 소품이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산격동사진관은 대구 경북대 앞 본점을 비롯해 서울 홍대와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도 자리한다. 특별한 추억을 새기는 ‘놀이’로 사진을 색다르게 경험해보길.

주소
대구본점 대구시 북구 산격동 1393-6
서울점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55-34
부산점 부산시 수영구 광안동 169-22
문의 010-9833-34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