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흘러간 시간 속 현재의 삶

과거의 물건, 지나간 시간을 오늘의 삶 한가운데로 끄집어낸 사람들이 있다. 그 배경엔 추억 혹은 향수 이상의 목적의식이 충만하다.

눈높이를 충족하는 단 하나의 가구, 원오디너리맨션 김성민 대표

원오디너리맨션은 빈티지 가구 중에서도 ‘미드센추리’ 모던 가구를 중심으로 수집하고 판매한다. 미드센추리, 즉 1940~60년대는 ‘모던 디자인의 황금기’라 불린다. 종전 직후 이전에 사용하지 않던 강철, 군용 원단, 합판 등 독창적인 소재가 가구에도 등장했다. 아르네 야콥센, 핀 율, 찰스 앤 레이 임스, 한스 웨그너 등이 창의적이고 유려한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이러한 ‘디자인 혁명기’ 가구가 원오디너리맨션이 주력하는 분야다. 100% 예약제로 하루에 6~7팀의 손님만 받지만, 김성민 대표는 “빈티지 가구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라는 아이러니한 설명을 덧붙인다.
“충분히, 여유롭게 즐길 기회를 제공한다는 뜻이에요. 가구 특성상 집 안 분위기, 용도 그리고 취향에 꼭 맞는 것을 신중하게 골라야 해요. 그렇지 않을 경우 비싼 값을 치르고도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높지요. 고객이 취향과 상황을 고려해 꼭 필요한 것을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역사와 환경,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 역시 빈티지 가구를 구입하기 전 세밀히 ‘공부’해야 할 이유다. 원오디너리맨션 역시 수없이 많은 가구가 드나들었지만 아직 들이고 싶은 게 무궁무진하다. 특히 샤를로트 페리앙의 사이드 보드, 장 프루베 책상은 몇 년 전부터 간절히 바랐지만 여전히 기다리는 중이다.
“시간과 돈이 있다 해도 ‘운’이 좋아야 만날 수 있는 게 곧 빈티지 가구이지요. 요즘도 변함없이 기다리는 게 많습니다. 반가운 소식을 전하자면, 지난해 11월 말 구입한 가구가 복원을 거쳐 곧 입고될 예정입니다. 3월에 방문하시면 지금과 또 다른 제품이 가득 차 있을 거예요. 처음 오신 고객에게 항상 말씀드리지만, 한 번 방문하는 것만으로는 아쉬워요. 공간에 익숙해진 뒤에야 비로소 가구의 매력을 직시할 수 있을 겁니다.”

원오디너리맨션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225번길 52-1
문의 031-704-0525, www.instagram.com/oneordinarymansion

빈티지 컬렉터의 직업정신, 명정우 · 이수성 부부

“팔아야 할 것들을 계속 집으로 가져와서 큰일이에요.”
명정우 씨가 해사한 웃음을 지으며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한다. 그녀와 그녀의 남편 이수성 씨는 빈티지 멀티숍 ‘BUBU1206’을 운영하며 셀프 웨딩과 콘셉트 촬영 스튜디오를 함께 운영한다. 부부에게는 일이 곧 생활이고 생활이 곧 일이다. 해 뜬 뒤 레트로 무드의 집에서 나와 빈티지 숍 겸 스튜디오로 출근하고, 해가 진 후에는 1970년대 빈티지 조명을 끄고 나와 1970년대 조명을 켜며 집 안으로 들어선다. 부부에게는 나름의 영역이 구분돼 있다. 명정우 씨는 패브릭과 액세서리, 소품에 관심이 깊고, 이수성 씨는 식물을 비롯해 카메라, 턴테이블 등 기계에 호기심이 있다. 서로 다른 관심사가 마블링을 이루는 곳이 바로 집이다. 벽과 천장, 가구와 소품까지 직접 인테리어한, 두 사람 간 취향의 교차점이다.
“각자 좋아하는 부분을 채워가다 보니 인테리어가 이렇게 풍요로워졌어요. 자주 이야기하는 게, ‘흉내 낼 수 없는 빈티지만의 무드가 있다’는 것이에요. 레트로 콘셉트의 물건이 많이 출시되고 있지만, 흘러간 시간이 주는 분위기는 좀처럼 느끼기 어려워요. 그래서 빈티지 제품을 더 선호하게 되지요.”
부부가 수집하고 판매하는 아이템은 대부분 독일과 미국, 일본에서 공수한다. 빈티지 제품도 자동차처럼, 독일과 영국 등의 유럽산, 미국산, 일본산 순으로 값어치가 나간다. 생산 연도와 브랜드가 정확할수록 소장 가치가 높기도 하다. 여기에서 나아가, 부부는 무엇보다 일상과 어우러지는 빈티지를 추구한다. 그래서 투자 가치를 따지기 전 “나에게 충분히 즐거움을 주는지”를 먼저 곰곰이 느껴보라고 권한다. 신뢰 100%의 권유다. 이미 이들에게 빈티지는 일 이상, 일상 그 자체이기에.

BUBU1206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69
문의 070-8623-3545, www.instagram.com/bubu_wedding

우리 세대의 추억, 젊은 세대의 취향 사이에서, 마장뮤직앤픽쳐스 하종욱 대표

“세계적으로 아날로그가 목소리를 내고 있어요. 최근 세계 음반 수익 순위를 살펴보면, 스트리밍 서비스가 1위를 차지하고 그다음으로 LP가 뒤따라요. 소장 가치 면에서도, 음악 감상의 묘미에서도 LP는 CD를 훨씬 앞지르지요. LP 산업이 명백히 부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대표 LP 제작 브랜드 마장뮤직앤픽쳐스 하종욱 대표는 LP 분야가 음악 산업의 한 축이 되었다고 이야기한다. 10여년 전부터 영국과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LP 판매량이 늘더니, 최근에는 소니와 야마하, 테크닉스 같은 전자 기업과 오디오 기업에서 재생 기기까지 경쟁하듯 출시하고 있다. 과거 비틀스를 비롯한 올드팝과 클래식 위주로 LP가 생산됐다면, 최근에는 영화 OST부터 힙합 앨범까지 등장하고 있다. LP가 추억과 향수의 대상으로 소비되던 과거와 달리,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특별한 취향과 경험, 멋지고 고급스러운 문화로 판매되는 것이다. 하종욱 대표는 마장뮤직앤픽쳐스 역시 올해 ‘개화기’를 맞았다고 덧붙인다. 2년여에 걸쳐 표준화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 지 3년, 지금 만드는 LP는 전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보인다.
“지난해 이문세· 김창완 씨의 앨범을 성공적으로 발매했고, 신중현 씨의 앨범도 곧 출시할 예정입니다. ‘한국 대중음악사의 명반’이라 불리는 포크 듀오 어떤날의 1, 2집을 비롯해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의 데뷔 앨범 등도 준비하고 있지요. 올해에는 지난 몇 년간 공들였던 일련의 작업이 활짝 피어나리라 예상합니다. 계절도, 한국 LP시장도 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마장뮤직앤픽쳐스
문의 02-545-8517, mcm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