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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좋아하는 세계의 디저트

전 세계가 사랑해 마지않는 각 나라의 유명 디저트와 오랜 세월 이를 만들어온 명가들을 찾았다.

Editor 조정화

디저트의 정석, 오스트리아 자허토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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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에는 역사 깊은 카페가 많습니다. 17세기에 처음 생겨나 300년 넘는 세월 동안 당대 예술가와 지식인들의 응접실이자 작업실로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카페마다 메뉴도 다양해 전통 커피만 30여 종, 디저트는 무려 200여 종이나 됩니다. 이렇게 수많은 디저트 가운데 특히 사랑받는 것이 자허토르테입니다. 매년 12월 5일을 ‘자허토르테의 날’로 지정해 즐길 정도로 애착이 깊습니다. 자허토르테는 초콜릿 스펀지 시트에 살구잼을 바른 뒤 초콜릿 코팅을 입혀 만든 케이크인데요. 1832년 귀족의 요리사로 일하던 프란츠 자허가 개발한 것을, 1876년 그의 아들 에두아르드 자허가 카페에서 팔기 시작하면서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단순한 모양새에 얼마나 대단한 맛이 날까 싶지만, 초콜릿의 달콤함과 살구잼의 상큼함이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현지에서는 슐라그라는 달지 않은 휘핑크림을 곁들여 한결 부드러운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지금도 오페라하우스 뒤편에 있는 카페 자허에서 ‘오리지널 자허토르테’를 맛볼 수 있는데요. ‘초콜릿 케이크 한 조각에 진한 커피 한 잔’이라는 디저트의 정석은 바로 여기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짜릿한 단맛의 기억, 터키 바클라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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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잔치에는 바클라바가 빠지지 않습니다. 그만큼 특별한 음식인데요. 워낙 손도 많이 가고 만들기도 어려워 19세기 이전만 해도 일상에서 바클라바를 즐기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바클라바는 뒤가 비칠 정도로 얇게 민 필로 도우를 층층이 쌓아 그 사이사이에 녹인 버터를 바르고, 잘게 다진 견과류를 채운 뒤, 오븐에 구워 꿀이나 설탕 시럽 등을 듬뿍 부어 완성합니다. 단면을 자르면 마치 밀푀유처럼 반죽 층을 겹겹이 올린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대개는 40겹, 많게는 100겹 이상 쌓은 바클라바도 있습니다. 덕분에 한 입 베어 물면, 바사삭 부서지는 페이스트리 소리와 함께 강렬하고 짜릿한 단맛을 즐길 수 있죠.
이스탄불 신시가지 초입에 위치한 카라쿄이 귤류올루는 1820년 문을 열어 200년 동안 5대째에 걸쳐 맛을 이어온 바클라바 명가로 통합니다. 10년 이상 일한 장인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0.1mm 두께의 필로 도우를 만드는 것은 물론 품질을 위해 본점 외에 다른 지점을 일절 내지 않기로 유명해 맛에 더욱 신뢰가 갑니다. 매장에 직접 찾아갈 수는 없지만 다행히 카라쿄이 귤류올루 홈페이지(karakoygulluoglu.com)를 통한 직구의 길이 열려 있는데요. 언젠가 다시 터키로 여행할 날을 그리며, 일단은 집에서 장인들의 바클라바를 맛보는 건 어떨까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포르투갈 에그타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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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본 여행자들 사이에서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파스테이스 드 벨렝’의 방문 여부가 아닐까 싶습니다. 리스본 벨렝 지구에 있는 이곳은 1837년 문을 열어 올해로 184년째 이어오고 있는 에그타르트 가게입니다. 널렸다면 널린 것이 에그타르트 가게인 포르투갈에서 파스테이스 드 벨렝이 특별한 이유는 전 세계가 인정하는 에그타르트의 원조이기 때문입니다. 에그타르트는 제로니모스 수도원에서 처음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수도원에서는 옷에 풀을 먹이기 위해 달걀흰자를 사용했는데, 이때 남은 노른자로 디저트를 개발한 것이 시초가 됐죠. 제로니모스 수도원의 에그타르트 레시피가 이후 파스테이스 드 벨렝에 전해져 현재에 이른 것입니다. 레시피 핵심인 페이스트리 도우와 커스터드 크림의 제조 방법은 사장을 포함해 단 3명만 알고 있을 만큼 지금까지도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는데요. 이 때문에 현지에서는 ‘포르투갈 7대 불가사의 맛’으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바삭한 페이스트리 도우에 촉촉하고 부드러운 커스터드 크림을 채운 파스테이스 드 벨렝의 에그타르트는 말 그대로 ‘겉바속촉’의 정수라고 할 수 있죠. 맛을 보면 ‘에그타르트를 먹기 위해 리스본에 가야 한다’는 사람들의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혀끝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화려하거나 혹은 단순하거나, 벨기에 와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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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언제, 어떻게 발견했는지 알 수 없지만 뜨거운 금속 팬에 밀가루 반죽을 납작하게 구우면 제법 맛있다는 사실은 고대 그리스 사람들도 알고 있었나봅니다. 시간이 흘러 13~15세기 무렵 지금과 같은 격자 형태의 와플이 만들어졌고, 19세기에는 벨기에 와플의 양대 산맥인 리에주 와플과 브뤼셀 와플이 차례로 등장했습니다. 1964년 뉴욕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서 브뤼셀 와플은 벨젬 와플이란 이름으로 소개되며 전 세계에 알려졌습니다. 동그란 모양에 캐러멜라이징되어 있고 길거리에서 손으로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으면 리에주 와플이고, 과일, 아이스크림, 초콜릿, 설탕 시럽 등의 토핑이 올라가 포크와 나이프로 먹으면 브뤼셀 와플입니다. 결정적 차이는 리에주 와플 반죽에만 들어가는 펄 슈거! 설탕을 가공해서 만드는 펄 슈거가 쫀득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을 내 별도의 토핑 없이도 완벽한 디저트가 됩니다. 반면 브뤼셀 와플은 반죽의 농도가 묽어 겉은 바삭하고 안은 촉촉해 토핑을 곁들이면 더욱 맛이 살아납니다.
1829년 설립해 200년 가까이 쿠키와 함께 와플을 만들어온 메종 당두아가 벨기에 와플 대표 명가입니다. 버터와 설탕을 비롯해 100% 자연 재료만 엄선해 사용하고, 6대째 대를 이어 내려온 가문의 전통적인 제작 방식을 고수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