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PECIAL

PEOPLE

JUL-AUG 2020

무서운 얘기 들어볼래요?

유튜브 크리에이터 디바제시카의 기록을 더듬었다. 유튜브 콘텐츠 ‘토요미스테리’부터 ‘금요사건파일’까지, 지난 6년의 시간이 호러와 미스터리 장르로 단번에 요약된다.

Editor 장새론여름 Photographer 최충식

피플

인플루언서의 유일한 관심사

“안녕하세요. 토요미스테리, 디바제시카입니다.” ‘댕~’ 묵직한 종소리가 울리고 눅진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말투가 조곤조곤하다가도, 어느 순간 목청이 거침없이 커진다. 긴장감을 쥐락펴락하며 단숨에 집중시킨다. ‘검은 눈의 아이들’, ‘저수지에서 발견된 357번 막차 버스’, ‘사이코패스 판정 받은 쌍둥이 자매’까지 연달아 세 편을 정신없이 몰아 봤다. 영상을 종료할 수 없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디바제시카, 이승주는 구독자 수 200만 명에 가까운 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인플루언서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주로 미스터리, 호러를 다룬다. 대표 콘텐츠는 ‘토요미스테리’와 ‘금요사건파일’. 주제에 맞는 기묘한 이야기를 선보이고 있으며, 영화 채널 ‘귀로 듣는 영화’ 역시 고퀄리티 스릴러와 공포 영화만을 소개한다. 매주 1~2편씩 콘텐츠를 제작한 지 무려 6년 가까이 됐다. 화수분처럼 이야기를 뽑아낸 셈이다. 그 스스로 관심이 마르지 않았기에 가능했다고, 이승주는 담담하게 말한다. “미스터리와 호러 외에는 예능에도 스포츠에도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이 일이 제게는 가장 큰 유희인 셈이에요. 솔직히 처음엔 ‘잘 팔리는 영상’을 만들고자 가장 대중적인 관심사를 고른 게 사실이에요. 그중에서도 스스로 흥미로워하는 게 미스터리, 사건 사고였던 거죠. 말을 잘 전달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고, 가장 즐기는 테마를 접목했기에 장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답니다.”

예능과 시사 사이

디바제시카의 콘텐츠는 엔터테인먼트와 시사 사이를 교묘하게 넘나든다. UFO나 외계인, 귀신 같은 모호한 이야기는 가벼운 오락물로 다룬다. 한편 미제 사건 등 현실적 이슈에는 사뭇 진중하게 접근한다. 대표적인 게 경산 안경공장 뒤 폐가 탐험지를 다룬 콘텐츠다. 대구보도연맹 사건과 엮인 잔혹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며, 이승주는 진중하게 말을 맺는다. “단순히 재미로, 폐가로 (치부하며) 웃고 떠드는 이야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묻혀버린 과거이고, 분명 누군가에게는 보상이 필요한 일이며 사실을 바로잡아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 내용을 통해 우리가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일종의 즐길 거리로 공포물에 접근한 건 사실이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예능 이상의 것에 욕심이 생겼다고 이승주는 말한다. 그 기반엔 완전범죄는 없다는 신념이 있다. 어떤 사건이든 세상 어딘가에는 증인과 증거가 남아 있고 또 언젠가 발굴될 수 있다. 이승주는 그 믿음으로 자신의 영상이 단서가 되어 재수사를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야기꾼으로서 자극적인 소재를 극적으로 소개하는 게 중요하긴 합니다. 다만 사회적 이슈를 단순히 재미로만 소모하면 안 된다는 신념이 있어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를 만들다 보니, 수년간 범인이 잡히지 않은 미제 사건을 소개할 때, 목격자나 증거 하나 못 찾았더라도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공포 장르 중에서도 이승주는 좀비물에 특히 호감을 가진다. 사회가 극적인 공포 상황으로 치닫고 인간이 궁지에 몰린 장면을 주의 깊게 관찰한다. 좀비 특유의 기괴함도 매력적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남은 사람 사이 계급과 명예가 휴지 조각이 된 채 생명 유지에 급급한 상황, 즉 모두가 공평한 상태의 이야기를 즐긴다. “사회적 책임이 무의미해진 시공간에서 목숨 보전을 위해 움직인다는 설정을 좋아합니다. 가식과 꾸밈 이면의 본능에 대한 관심인지도 모르겠어요. 인간은 모두 평등하다는 사실을 좀비물에서 읽곤 합니다. 욕심을 조금 부리자면, 이 단순하면서도 본질적인 메시지를 제 콘텐츠에도 담고 싶어요.” 이승주는 겁이 없는 편이라고 말한다. 유일하게 두려운 건 ‘내가 모르는 나의 미래’ 정도라며 농담 같은 진담을 건넨다. 공포물이든 미스터리든 공포심보다 궁금증이 앞서고, 꼭 해결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그 덕분에 콘텐츠마다 사진과 기사 자료가 풍성하다. 스스로 공들여 근거를 찾고 이야기를 구성하며 호기심을 해소한다. 이와 동시에 영상의 완성도도 높아진다. “사건에 얽힌 수십 가지 단서를 정리하고 기승전결을 짜 대본을 구성합니다. 자료가 풍성할수록 고퀄리티 영상을 만들 수 있어요. 과거에는 모든 걸 직접 했지만, 최근에는 전문 작가들과 협업하며 빈틈을 채우고 있습니다. 대본과 자료를 검토하고 수차례 보완한 뒤, 흥미진진하게 전달할 방법과 억양, 표정, 손짓 등을 연습해 완성본을 만듭니다.” 이승주가 디바제시카로서 이루려는 목표는 하나다. 예능과 시사를 넘나드는 미스터리 전문 크리에이터. 최근에는 강연하고 책 쓰고, 회사를 운영하며 영상을 만드는 와중에, OTT(넷플릭스, 유튜브 등 인터넷 방송 서비스)를 타깃으로 한 영화 제작까지 하고 있다. 7월부터 한 달에 한 편씩 자체 제작 단편영화를 업로드할 예정이다. 장르는 역시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다. 도파민 ‘뿜뿜’ 솟아날 공포 스릴러라니, 여름을 기대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