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SEAS

기록, 그리고 남겨진 것

역사 속으로 명멸했으나 여전히 존재 가치를 발하는 세계의 명소.

Previous
Next

부처의 은은한 미소가 머무는 미얀마 바간&만달레이

고대 도시 바간(Bagan)은 미얀마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손꼽힌다. 미얀마 최초로 통일국가를 이룩한 바간 왕조가 250년 동안 불교문화를 꽃피운 곳이다. 바간의 42㎢의 광활한 벌판 위로는 3,800개의 탑과 사원이 펼쳐진다. 바간의 1호 유적지 쉐지곤 파고다(Shwezigon Pagoda), 9m의 대형 입불상을 품은 아난다 파야(Ananda Phaya) 등 불탑과 사원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미얀마 제2의 도시로 불리는 만달레이(Mandalay) 역시 불교문화의 성지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책’이 자리한다. 729개의 대리석 판에 불경을 새겨 넣은 석장경이다. 현재 축구장 7개를 합친 면적에 729개의 파고다(사원)를 세워 각각 석장경을 하나씩 보관하고 있다. 눈부시게 하얀 파고다의 끝없는 행렬은 쿠도도 파고다(Kuthodaw Pagoda)의 백미로 손꼽힌다.

Previous
Next

불가사의한 문명의 흔적, 캄보디아 앙코르 유적

앙코르와트는 캄보디아 국기에도 등장하는 기념비적인 유적이다. 13세기 앙코르는 인도차이나반도와 지금의 중국, 베트남까지 세력을 확장했던 크메르 제국의 중심 도시였다. 왕조는 600년 동안 번영을 누리며 수많은 건축물을 이곳에 남겼는데, 401㎢의 면적에 400개가 넘는 사원을 건축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총 91개의 사원이 앙코르 유적지에 남아 당시의 찬란했던 역사를 증언한다. 비록 문자 기록은 없지만, 사원에 남겨진 섬세한 부조와 조각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종교관과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앙코르와트 1층 회랑의 부조는 힌두 신화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바이욘 사원은 관세음보살의 자애로운 표정을 품고 있다. 사람들의 표정을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승전의 역사를 생생하게 기록한 조각들은 직접 마주봐야 그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다.

Previous
Next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경 사본, 이스라엘 성서의 성당

이스라엘 쿰란 국립공원은 고고학자나 기독교 신자들의 성지다. ‘20세기 최대의 고고학적 발견’이라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성경 사본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1947년부터 1956년까지, 쿰란 지역의 11개 동굴에서 사해문서가 발견됐다. 이 사해문서는 2,000년 전 당시 그 지역에 거주하던 유대인이 필사한 것으로 추측된다. 이로써 구약성경 사본이 기원전에도 존재했음이 최초로 밝혀졌다. 사해문서 발견 전까지는 9~10세기경의 히브리어 구약성경이 가장 오래된 것이었다. 현재 사해문서는 이스라엘 국립 박물관 ‘성서의 전당(The Shrine of the Book)’에 보관되어 있다. 이 건물은 사해문서를 담고 있던 항아리를 본뜬 형태로, 내부 통로와 전시실 역시 발견 당시 동굴 구조다. 전시실은 문서를 담은 항아리와 잔, 접시, 등잔 등 함께 발견된 물건도 함께 선보이고 있다.

Previous
Next

예술이 역사를 기록하는 방식, 독일 베를린

베를린은 역사 속 과오와 참상을 잊지 않으려는 다양한 시도를 벌인다. 대표적으로 슈톨페르슈타이네(Stolpersteine)와 학살된 유럽 유대인을 위한 기념물, 이스트사이드갤러리가 손꼽힌다. 먼저 슈톨페르슈타이네는 희생자의 집 앞에 설치되는 추모석으로 베를린 곳곳에 7,662개가 있다. 추모석은 희생자의 이름과 탄생 년도, 사망일을 기록한다. 그 내용을 보기 위해선 발길을 멈추고 고개를 숙여야 하며 그 과정을 통해 잠시나마 희생자들을 추모할 수 있다. ‘학살된 유럽 유대인을 위한 기념물’ 역시 일상 속에서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두께 0.95m, 너비 2.38m의 콘크리트 블록 2,711개가 숲을 이루는 추모 공원이다. 구조물 사이를 걷다 보면 미로 속에 갇힌 듯 답답함이 밀려오는데, 유대인의 절망에 공감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는 역사 위에 또 다른 역사를 기록하며 예술 작품으로 거듭났다. 베를린장벽 일부에 21개국 118명의 작가가 예술혼을 불어넣으며 105개의 벽화를 완성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구소련 서기장 브레즈네프와 동독 서기장 호네커의 키스를 표현한 작품이 유명하다. ‘예술이 역사를 어떻게 기록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