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채소로 만든 한 그릇
흔한 채소의 매력을 재발견하는 시간. 초보자도 뚝딱 만들 수 있는 근사한 채소 요리 비법을 소개한다.
몸도 마음도 가벼운
비빔톳국수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에서 많이 나는 톳은 갯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해초다. ‘바다의 불로초’라 불릴 만큼 영양이 풍부해 건강식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봄부터 초여름 사이에 생산한 톳이 부드럽고 맛이 좋다. 오독오독한 식감으로 씹는 재미가 있고, 코끝으로 전해지는 바다 향이 매력적인 톳은 살짝 데친 후 무치거나 밥, 파스타 등에 넣어 먹어도 맛있다. 해초류가 익숙하지 않다면 톳국수를 추천한다. 톳의 영양이 그대로 들어 있으면서 일반 국수처럼 간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 양념장에 버무린 톳국수 위에 각종 채소 초절임을 올리면 완성. 매콤한 톳국수와 새콤한 절임 채소의 조합이 더위에 달아난 입맛도 되돌아오게 할 만큼 조화롭다.
재료
톳국수 200g, 맛간장 1큰술, 쓰유 1큰술, 매실액 1큰술, 사과식초 1큰술, 올리고당 1/2큰술, 홀그레인 머스터드 1/2큰술, 토핑(영양부추·라디치오·무순·연근 초절임 적당량)
조리 방법
1. 톳국수는 물에 헹군 뒤 채반에 밭쳐 물기를 제거한다.
2. 맛간장, 쓰유, 매실액, 사과식초, 올리고당, 홀그레인 머스터드를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3. 커다란 볼에 톳국수와 양념장을 넣고 손으로 잘 버무린다.
4. 접시에 버무린 톳국수를 소담스럽게 담고, 토핑을 올리면 완성.
TIP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톳국수 면은 삶을 필요 없이 물에 헹구어 바로 먹을 수 있어 간편하다.
달큰한 여름 한입
풋호박죽
일명 ‘조선호박’이라고 불리는 풋호박은 애호박과 달리 둥글둥글한 모양이 특징이다. 풋호박을 개량해 기다란 모양으로 만든 게 바로 애호박이다.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해 1년 내내 먹을 수 있는 애호박과 달리 풋호박은 여름에만 만날 수 있다. 제철 맞은 풋호박은 달달하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어떤 재료와도 조화롭고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여름 최고의 식재료다. 찌개나 국, 볶음 요리도 좋지만, 여름 더위로 기력이 없거나 속이 불편할 땐 풋호박죽이 제격이다. 풋호박과 각종 재료를 볶은 뒤 푹 삶고, 갈아주기만 하면 돼 조리 방법도 간편하다. 참치액젓으로만 간을 해 깔끔하고, 영양부추와 들깻가루를 더하면 풍미가 한껏 올라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재료
풋호박 1개, 적양파 1개, 새송이버섯 3개, 깻잎 15장, 맛술 4큰술, 참치액젓 2큰술, 토핑용 영양부추·들깻가루 적당량
조리 방법
1. 풋호박, 새송이버섯, 깻잎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껍질째 깍둑썰기 한다.
2. 적양파도 껍질을 제거한 뒤 깍둑썰기 한다.
3. 중간 불에 냄비를 올리고 적당히 달궈지면 올리브오일을 두른 뒤 적양파를 넣고 볶는다. 적양파가 투명해지면 풋호박, 새송이버섯을 넣고 볶다가 깻잎을 넣고 조금 더 볶는다.
4. 재료가 익으면 충분히 잠길 만큼 물을 붓는다. 중간 불을 유지하며 끓어오르면 맛술과 참치액젓을 넣고 10분간 더 끓인다.
5. 불을 끄고 핸드믹서를 이용해 곱게 갈아준다.
6. 그릇에 죽을 담고, 곱게 다지듯이 썬 영양부추와 들깻가루를 올려 마무리한다.
TIP
풋호박은 둥근풋호박, 둥근애호박, 조선호박으로도 불린다. 풋호박 대신 애호박을 넣어도 된다.
채소칩을 올린
시금치 요거트 볼
시금치는 채소로는 드물게 칼슘과 철분이 많고 비타민, 식이섬유, 미네랄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유익한 식재료다. 게다가 언제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 시금치무침, 시금치된장국처럼 익숙한 레시피로도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시금치를 잼으로 만들면 여기저기 곁들일 수 있어 간편하다. 먼저 시금치를 부드럽게 데친 후 올리브오일, 올리고당, 소금을 넣고 걸쭉해질 때까지 블렌더로 갈아주면 완성. 플레인 요거트에 시금치 잼을 넣어 섞은 뒤 채소칩, 견과류를 곁들이면 부드럽고 든든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시금치 잼을 크림치즈와 섞어 베이글이나 구운 식빵에 올려 먹어도 꿀맛. 바쁜 아침, 밥 차려 먹을 시간이 부족할 때 간편하게 속을 채울 수 있다.
재료
시금치 1/2단, 올리브오일 3큰술, 올리고당 3큰술, 소금 1작은술, 플레인 요거트 250g, 채소칩(오크라, 연근, 무화과, 단호박), 호두·아몬드 약간씩
조리 방법
1. 시금치는 분홍빛 도는 뿌리 부분까지 그대로 흐르는 물에 씻는다.
2. 냄비에 물을 적당량 넣은 뒤 소금을 한 꼬집 넣고 끓인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불을 끄고 손질해둔 시금치를 넣어 30초 정도 데친 뒤 꺼내어 찬물에 담근다.
3. 식은 시금치를 손끝에 힘을 살며시 주어 물기를 최대한 짜내고 3cm 간격으로 자른다.
4. 볼에 시금치와 올리브오일, 올리고당, 소금을 넣고 블렌더로 갈아준다. 시금치가 완전히 갈려서 걸쭉한 상태가 되면 시금치 잼 완성.
5. 그릇에 요거트를 붓고 시금치 잼 2큰술을 넣어 살짝 저어준다.
6. 채소칩과 견과류를 올려 완성한다.
TIP
시금치 잼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실에서 일주일 동안 보관할 수 있다. 마트나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칩은 변질되기 쉬우니 소량씩 구매하는 게 좋다.
강렬한 색감, 아삭한 식감
비트된장 라이스볼
아삭한 식감이 매력적인 비트는 특유의 붉은색 때문에 ‘빨간 무’라고도 불린다. 지중해 연안의 남부 유럽과 북아프리카가 원산지인 비트는 잎은 적근대와 비슷하고 뿌리는 순무와 닮았다. 비트가 붉은색을 띠는 건 베타인 성분 때문이다. 강력한 항산화 물질로 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염증 완화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보통 비트는 샐러드에 넣어 생으로 먹거나 피클을 담그는 경우가 많은데, 된장에 넣어 소스를 만들면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비트 반 개에 백된장(일본된장)을 넣고 맛술, 간장, 참기름, 마늘, 호두까지 모두 넣어 갈아주기만 하면 끝. 비트된장 한 큰술 밥에 넣어 섞은 뒤 한입 크기로 동글게 만들면 붉은빛을 띠는 라이스볼이 완성된다.
재료
비트 1/2개, 소금 1큰술, 백된장(일본된장) 3큰술, 맛술 2큰술, 맛간장 1큰술, 참기름 3큰술, 통마늘 5~6개, 호두 5~6개, 밥 1공기
조리 방법
1. 비트는 깨끗이 씻은 뒤 껍질을 제거하고, 1cm 크기로 깍둑썰기 한다.
2. 냄비에 물이 끓기 시작하면 소금을 넣고 손질해둔 비트를 넣어 5분 동안 삶는다.
3. 삶은 비트를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제거한다.
4. 블렌더에 삶은 비트와 백된장, 맛술, 맛간장, 참기름, 통마늘, 호두를 넣고 걸쭉하게 갈아서 비트된장을 완성한다.
5. 볼에 밥을 넣고 1공기 기준 1큰술의 비트된장을 넣는다. 밥알 알알이 비트 빛깔이 나도록 섞어준 후 한입 크기의 라이스볼을 만든다.
6. 접시에 라이스볼과 함께 기호에 맞는 채소 샐러드 또는 달걀을 올려서 완성한다.
TIP
라이스볼 위에는 기호에 맞게 깨소금이나 허브 등을 올려 완성할 수 있다.
<Her vegetables>
푸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장진아가 제안하는 채소 일상을 담은 책이다. 우리 곁의 채소를 메인으로 먹는 한 끼 식사를 선보인다. 채소 친화적 애티튜드로 재발견한, 채소의 매력에 관한 이야기와 다정한 관심에서 탄생한 채소 요리 레시피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