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그릇
요리의 완성은 플레이팅이다. 플레이팅 접시 선택에 따라 보온성을 높이거나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테이블웨어의 재질별 특징을 알아본다.
클래식의 영원함, 도자기
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는 술병과 식기 모두 도자기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식기로 사용한 소재다. 각 가정마다 도자기로 만든 접시, 컵 등이 많은 이유 역시 식기로서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보온성이 뛰어나 음식이 잘 식지 않고, 유약 처리가 되어서 접시에 쉽게 물이 들지 않는다. 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오븐 등 각종 가전제품에도 사용 가능하니 이보다 간편할 수가 없다. 무게감이 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하기에도 제격이고, 시중에 워낙 많은 종류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이 많아 선택의 폭도 넓다.
도자기 식기는 자주 사용하는 재질인 만큼 관리가 소홀한 경우가 많다. 흰색, 상아색 등 옅은 컬러의 접시에 금속 포크나 나이프를 사용하다 보면 자국이 생겨 눈에 띌 때가 있다. 이때는 금속 자국 부분에 구연산을 뿌리고 뜨거운 물을 적신 키친타월을 1시간 정도 올려준 다음, 매직블록으로 살살 문질러주면 사라진다. 자주 쓰지 않는 그릇을 장에 보관할 때는 헝겊이나 키친타월, 완충재 등을 그릇 사이에 끼워 보관하면 그릇끼리 부딪치며 생기는 흠집을 방지할 수 있다.
따뜻함 그 자체, 나무
여러 재질의 접시 중에서도 가장 따뜻한 느낌을 고르라면 단연 나무다. 저마다 다른 무늬는 멋스럽고, 손에 닿는 느낌은 부드럽다. 가볍고 내구성이 강하며, 천연 소재로 유해 물질 걱정이 없는 것도 큰 장점. 나무 고유의 포근하고 정겨운 감성은 다른 어떤 소재와도 대체 불가능하다.
나무로 만든 식기, 도마의 단점은 관리가 어렵다는 것. 스크래치가 쉽게 생기고 그 틈으로 세제나 음식물 찌꺼기가 들어가 썩기도 한다. 젖은 상태에서 잘 말리지 않으면 곰팡이와 세균이 번식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무가 뒤틀려 모양이 변형되기도 한다. 구매할 때 천연 옻칠로 코팅된 제품을 선택하고 세척할 때는 미지근한 물에 식초를 한 스푼 넣고 여러 번 헹궈주면 미세한 틈 사이에 들어간 때나 세균도 제거할 수 있다. 나무 식기에 기름기가 많이 묻었다면 녹차 티백을 우린 물에 식기를 3~5분 정도 담근 다음 부드러운 수세미로 살살 닦아내면 이물질 제거와 항균 작용에 효과적이다. 나무가 변형될 수 있으니 되도록 뜨거운 물이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당연히 식기세척기 사용은 금지. 마른 천으로 물기를 닦거나 그늘에서 완벽하게 건조해주는 것도 잊지 말자. 아끼는 나무 식기가 메마르고 광택이 사라졌다면 아마기름, 호두기름 등을 식기에 잘 바른 다음 하루 정도 말리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주방의 히어로, 스테인리스
무쇠는 무겁고, 놋은 관리하기 힘들고, 알루미늄은 쉽게 찌그러진다. 이런 단점을 모두 보완한 소재가 바로 스테인리스다. 그만큼 주방에서는 가장 유용하고 다양하게 쓰인다. 칼, 냄비, 국자, 수저, 프라이팬까지 스테인리스 조리 도구 없는 주방은 상상할 수도 없다. 스테인리스는 세척이 간편하고, 녹이 잘 슬지 않는다. 가격이 저렴하고, 냄새가 배거나 변색 또는 세균 증식과도 거리가 멀다. 도자기나 유리 소재와 달리 깨질 위험이 없다. 또 코팅 팬처럼 시간이 지나면 벗겨질 염려가 없어 안전하게 요리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
다만 새로 스테인리스 제품을 구매했을 때 연마제를 제거하는 작업은 필수다. 제작 과정에서 표면을 깎거나 광택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연마제에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연마제는 물로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키친타월에 식용유를 묻힌 뒤 전체적으로 닦아주면 된다. 먼지처럼 검은 물질이 묻어 나오지 않을 때까지 닦아준 다음 부드러운 수세미에 주방세제를 묻혀 다시 한번 씻고 흐르는 물에 헹궈 사용한다. 스테인리스 냄비나 프라이팬에 음식이 눌어붙거나 탄 자국이 생겼을 때는 베이킹소다를 골고루 뿌리고 식초를 넣은 다음 부글부글 중화반응이 일어난 후 물을 부어서 끓이면 말끔하게 지워진다.
환경을 생각한다면, 신소재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종이 빨대, 옥수수 추출물로 만든 일회용 접시 등을 볼 수 있는 요즘. 새로운 소재로 만든 그릇도 생겨나는 중이다. 캐나다 디자이너 제니아 테일러가 만든 동명의 브랜드에서는 대나무와 옥수수 전분을 원료로 테이블웨어를 만든다. 가볍고 튼튼해서 오래 사용이 가능하고 땅에 묻었을 때 100% 생분해된다. 주원료인 대나무 역시 타 산업체의 제조 공정에서 버려진 것을 수거해 재활용한다. 제니아 테일러의 식기는 발랄한 컬러감과 패턴이 특징. 가볍고 눈에 띄는 디자인 덕분에 피크닉이나 캠핑을 갈 때도 좋고, 친환경 소재로 인정받아 아이들을 위한 접시로도 제격이다.
코코넛 껍질에서 추출한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유아 식기를 만드는 브랜드 유이앤루이 제품은 아이를 둔 가정에서 입소문 난 아이템. 환경호르몬 의심 물질이 전혀 없고, 폐기 시 5년 내 자연 분해돼 환경오염도 방지한다. 또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사용은 물론 열탕 소독도 할 수 있어 사용과 관리의 편의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