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문화생활, 디지털 아트
디지털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 가져온 새로운 세상, 디지털 아트의 세계.
디지털 아트의 세계
예술과 기술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다.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예술 작품 및 창작 행위, 이른바 디지털 아트(Digital Art)가 주목받고 있다. 언제나 그랬듯 예술은 시대를 반영하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해왔다. 작가들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기술과 도구를 활용해 작품을 만들고 창작 활동에 반영한다. 디지털 미디어와 첨단 컴퓨팅 기술 그리고 예술이 어우러져 새로운 형태의 예술이 탄생한 건 어쩌면 당연한 일. 디지털 아트는 전통적인 아날로그 예술의 범위를 확장하고 관객과의 거리를 좁혀 나가며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오감 만족, 참여하는 예술
디지털과 예술의 접목이 가져온 가장 큰 변화는 인터랙티브 아트(Interactive Art)의 성장이다. 최근 현대 미술계의 가장 큰 화두 역시 인터랙티브 아트다. 단순히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참여형 예술’을 뜻한다.
관찰자의 역할을 넘어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은 관람객에게 매우 특별하다. 작품 안으로 들어가 스스로 주인공이 된 것처럼 더욱 몰입하게 만들기 때문. 이러한 체험은 작품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선사하고, 작품과 소통하며, 작품의 의미를 확장하기도 한다.
제주를 디지털 아트의 성지로 만든 ‘빛의 벙커’는 비밀 벙커로 사용되던 공간을 개조해 만든 국내 최초의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관이다. 다채로운 영상 속에서 작가와 작품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발견하는 재미를 선사해 큰 호응을 얻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관 ‘아르떼 뮤지엄’은 시각과 청각, 후각 등 오감을 총동원한 새로운 형태의 전시를 선보인다. 마치 작품 속을 거닐 듯 3차원 공간에서 다양한 감각을 활용해 온몸으로 작품을 마주하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작가나 작품에 대한 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착시 예술이 가져온 파장
지난 2020년, 서울 한복판에 거대한 파도가 등장했다.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의 전광판이 불현듯 초대형 수조로 변모한 것. 당장이라도 화면 밖으로 쏟아져 나올 것만 같은 성난 파도에 사람들은 시선을 떼지 못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아 보이는 이 파도는 초대형 실감형 콘텐츠 ‘웨이브(WAVE)’로 미디어 아트 기업 디스트릭트(d’strict)의 작품이다.
가로 81m, 세로 20m, 농구장 4개 면적 크기의 대형 전광판에 8K 초고해상도로 펼쳐진 영상은 ‘애너모픽(Anamorphic)’ 기법을 활용해 만들었다. ‘일그러진 상’을 뜻하는 애너모픽은 착시 현상을 활용해 입체감을 구현하는데, 특정한 각도에서 바라봤을 때 기획자가 의도한 형상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가상공간 안에 실감나는 파도를 구현해낸 웨이브 영상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듬해에는 미국 뉴욕의 중심부 타임스퀘어 두 곳에 작품을 내걸기도 했다.
구글과 떠나는 세계 예술 여행
전 세계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이 소장한 수많은 작품을 집에서 감상할 수 있다면 어떨까? ‘구글 아트 앤 컬처(Art & Culture)’라면 가능하다. 제휴를 맺은 세계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일종의 가상 미술관으로 다양한 예술 작품과 문화유산을 디지털화하고 사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뉴욕현대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루브르박물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과 박물관의 작품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건 커다란 매력이다.
실제 방문하더라도 작품을 여유 있게 감상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언제 어디서든 손쉽게 작품을 감상하고 오래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상 박물관 투어’는 미술관을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해 실제로 미술관에 온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한다. 작은 디테일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고품질 이미지를 제공하고, 3D 뷰로 작품을 다양한 각도에서 살펴볼 수도 있다. 클릭 몇 번으로 누릴 수 있는 세계 미술관 투어야말로 디지털 기술이 가져온 커다란 선물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