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몸과 마음
지구상 모든 인류의 바람.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지난해 말 뒤늦게 코로나19에 걸려 한동안 고생했다. 한창 바이러스로 시끄럽던 시절, 사람 많은 곳은 피하고 마스크를 잘 써서 괜찮다고 자부했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었던 것 같다. 며칠을 앓고서야 그동안 건강관리에 소홀했음을 인정했다. 편의점 도시락이나 배달 음식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거나 귀찮다는 핑계로 식사를 거른 적도 많았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고 중단한 운동은 이미 잊은 지 오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밥을 만들어 먹기로 다짐했고, 먼지 쌓인 영양제도 챙겼다. 귀찮아서 멀리했던 운동은 유튜브 속 트레이너와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은 하는 중이다. 건강은 누구에게나 당연하지 않다. 관리하고 가꾸지 않으면 한순간 사라지고, 회복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건강이다.
빠르게 바뀌고 변화하는 건강 비결
시대가 변해도 인류의 꾸준한 관심사 중 하나인 건강. 그래서인지 음식, 운동기구, 다이어트 비법 등은 생겨나고 유행한 다음 사라지고 다시 새로운 것이 생겨나길 반복해왔다. 나이답지 않게 ‘동안’으로 보이는 것이 미덕이었던 시절에는 적어도 20살은 어려 보이는 중년 여성, 온몸을 근육으로 무장한 할아버지 등이 TV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동안 비법을 설파하곤 했다. 암 예방을 비롯해 성인병에도 탁월하다는 열매가 정보 프로그램에 소개되는 날이면 홈쇼핑에서는 그 열매로 만든 주스와 영양제가 불티나게 팔렸다. 다이어트 방법은 매해 새롭다. 한 가지 음식만 먹는 원푸드 다이어트, 탄수화물 없이 좋은 지방과 단백질을 섭취하는 저탄고지, 일정 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간헐적 단식 등 범람하는 정보 속에 자기에게 맞는 방법이 어떤 건지도 모른 채 유행하면 일단 시도해보고 엄청난 요요와 싫증을 느끼고 그만두는 사람도 자주 볼 수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전 국민이 건강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단연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다. 전례를 알 수 없는 바이러스로 당연하던 일상을 잃어버리면서 내 자신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실제로 2021년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참여자 중 78.1%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응답했다. 헬스장에 못 가면 집에서 운동을 하고, 면역력 관리를 위해 몸에 좋은 음식과 영양제를 챙기며 손 씻기 같은 기본 수칙도 어느덧 습관이 됐다.
누구나 알고 있는 운동의 효과
건강을 위해 운동이 필수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지만 마음 먹은 만큼 쉽사리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내일로 자꾸만 미루고 싶은 운동의 효과는 무궁무진하다.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을 없애고 근육을 길러주며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한다. 운동을 하면 행복 화학물질인 엔도르핀이 분비되어서 기분도 좋아진다. 삶에 활력이 돌고, 자신감도 생겨난다. 뇌가 더 오랫동안 똑똑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운동이다. 축구, 달리기, 등산 등을 꾸준히 하는 사람이 젊어 보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실제로 운동을 하면 피부를 젊게 유지할 수 있는데, 근육이 움직일 때 단백질의 일종인 마이오카인이 생성되어 피부 탄력을 유지해준다. 수면 장애를 겪고 있다면 하루 30분이라도 산책을 시작해보자. 여러 연구를 통해 저녁보다 오후 1시 이전의 오전 운동이 숙면에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밝혀졌다. 나에게 맞는 운동 강도와 시간을 찾는다면 쉽게 잠들고 가뿐하게 깨어날 수 있다.
운동만큼 몸에 좋은 습관 역시 중요하다. <사소하지만 쓸모 있는 건강법>이라는 책에서는 ‘균형 있게 먹자’, ‘다양하게 먹자’, ‘주스는 과일이 아니다’, ‘비타민을 먹어야 하는 이유’ 등 식생활에 대한 조언부터 ‘아침에 단백질 먹기’, ‘실내 환기하기’, ‘손 자주 씻기’ 등 사소하지만 건강에 좋은 습관을 통해 분명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즐겁고 행복한 삶을 위해
어느 때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요즘이지만 그 모습은 과거와 사뭇 다르다. 다이어트를 위해 좋아하는 음식을 절제하고 포기해야 하는 방법은 오래 유지하기 힘들다. 그래서 건강과 쾌락을 동시에 추구하는 지속 가능성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즐겁게 운동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가 등장한 이유다. 저칼로리, 제로 슈거 음식으로 죄책감을 덜고 골프, 등산 같은 트렌디한 운동을 시도하고 지금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기 위해 열심히 몸을 만들어 보디 프로필 사진도 찍는다. 젊은 세대 못지않게 시니어 세대는 매우 왕성한 활동을 즐기며 ‘액티브 시니어’라는 별명을 얻었다. 건강관리를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모델, 배우 등으로 제2의 인생을 사는 이도 많다.
몸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마음 건강이다.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생길 만큼 팬데믹 시기 외로움과 우울감에 사로잡힌 이가 늘어났다. ‘건강’의 사전적 의미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아무 탈이 없고 튼튼함. 또는 그런 상태’로 몸과 마음의 상태를 모두 아우른다. 과거에는 정신 건강이라는 단어가 질환이나 치료의 관점에서 인식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멘탈 충전을 위해 명상 앱을 활용하거나 멍 때리기 같은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은 필수. 필요하다면 심리 상담 받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늘 긴장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도시를 떠나 한 달 살기를 하거나 평일은 도시에서 주말은 시골에서 사는 ‘5도 2촌’ 생활은 나만의 리틀 포레스트가 되어 삶의 해방구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남들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미라클모닝, 본업을 열심히 살면서 자기계발과 취미 생활도 놓치지 않는 ‘갓생’ 라이프까지 적극적으로 각종 트레이닝과 보상, 경험을 통해 본인의 멘탈을 관리하겠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프랑스 국왕 샤를 10세의 주치의였던 피에르 쇼보 드 보셴은 “건강은 가장 귀하고 가장 잃어버리기 쉬운 보물이자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지키는 데 소홀한 것”이라고 말했다. 남녀노소 누구든 오랫동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삶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가장 먼저 등한시하는 것이 건강인 경우가 많다. 튼튼한 몸과 마음은 소중한 자산이다. 새해를 맞으며 새로운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하기에 좋은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