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그곳
시장의 역동적인 풍경과 삶의 향기를 담은 영화.
모로코의 뜨겁고 역동적인 마라케시 시장이 배경인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맨 인 블랙> 시리즈에 다양한 우주 외계인이 등장하는 만큼 인종의 용광로인 뉴욕이 영화의 배경이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지였다. 1997년 첫선을 보인 이후 2012년 3편까지는 뉴욕과 우주를 배경으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스펙터클한 장면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그러나 2019년 다시 돌아온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에서는 파리와 더불어 모로코 마라케시의 활기 넘치는 시장이 외계인과 요원들의 주요 무대로 등장해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고풍스러운 파리와 달리 왁자지껄하고 역동적인 시장을 배경으로 한 장면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요원들과 외계인이 펼치는 요란한 대결이 마라케시 시장 특유의 화려한 원색과 어우러져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 영화는 크리스 헴스워스와 리암 니슨, 엠마 톰슨 같은 화려한 캐스팅으로 주목받았지만 <맨 인 블랙> 시리즈의 기둥이었던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의 공백을 아쉬워하는 관객도 많았다. 동시에 여성 요원 에이전트 M(테사 톰슨 분)을 주연으로 등장시켜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받았다. 영화의 배경이 된 마라케시 시장은 모로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로 형형색색 화려한 양탄자와 온갖 수공예품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굽이굽이 끝없이 이어지는 골목 사이로 셀 수 없이 많은 가게가 늘어서 진귀한 풍경을 연출한다.
Men in Black: International(2019, 미국)
감독 F. 게리 그레이
출연 크리스 헴스워스, 테사 톰슨 외
장르 액션, 코미디, SF
인도 재래시장 골목에서 펼쳐지는
<낯선 가족: 인 이어두>

영화 <낯선 가족: 인 이어두>는 갖가지 이유로 진짜 가족과는 멀어졌지만 활기 넘치는 재래시장에서 만나 서로 의지하며 진정한 가족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들의 휴먼 스토리다. 영화는 시장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며 살아가는 마이크(앨버트 모리 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마이크는 부모에게 버려진 헵(덴버 파리아트 분)을 돌보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마이크와 헵 외에도 각양각색의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 아픔을 가슴에 묻어둔 채 혈육 대신 정을 나누며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영화의 배경지인 이어두 시장은 실제 인도 북동부 실롱 지방에 있는 가장 큰 시장이라고 한다. 이곳 재래시장에서는 상인과 소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이색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소가 시장통을 여유롭게 활보하며 버려진 야채를 먹어 치우는 모습은 무척 낯설고도 신비롭기까지 하다.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는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지석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지석상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함께했으며 국제 영화제라는 의미 있는 행사를 부산에 구축한 고 김지석 프로그래머를 추모하기 위해 만든 상이다.
Ïewduh, Market(2019, 인도)
감독 프라디프 쿠르바
출연 앨버트 모리, 덴버 파리아트 외
장르 드라마
타이완을 대표하는 스린 야시장의 낭만
<네이든>

시장은 언제나 활기차지만 특히 한낮의 무더위가 잦아들고 반짝이는 조명을 밝힌 야시장은 어디나 제법 낭만적이다. 영화 <네이든>은 야시장을 배경으로 주인공이 감정을 나누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타이완에서 열리는 국제수학올림피아드 캠프에 참석하게 된 자폐 성향의 영국 소년 네이든(에이사 버터필드 분). 둘이 한 팀을 이뤄 실력을 겨루는 훈련이 시작되고 네이든은 캠프에서 전혀 성향이 다른 소녀 장메이(조양 분)를 만난다.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한 이질적인 공간과 자신과는 전혀 다른 감정의 방정식을 지닌 소녀를 만난 네이든에게 세상은 이미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숫자로 모든 것을 파악했던 그에게 인간과 사랑이란 변수가 끼어들면서 한 걸음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다. 특히 장메이가 소개한 스린 야시장은 네이든에게는 별천지로 비춰진다. 스린 야시장은 네이든의 인식을 넓히는 공간이자 장메이와 소중한 감정을 나누는 최고의 장소로 빛난다. 스린 야시장은 타이베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야시장으로 현지인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먹거리뿐 아니라 갖가지 기념품 가게가 골목마다 들어차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X Plus Y(2014, 영국)
감독 모건 매튜스
출연 에이사 버터필드, 샐리 호킨스, 라프 스팰, 조양 외
장르 드라마, 코미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