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으면 보약
운동만큼이나 신체 밸런스 향상에 도움을 주는 세계 5대 건강식품 맛보기.
운동 전후 최고의 간식, 그릭 요거트
요즘 힙한 디저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재료가 있으니, 바로 그릭 요거트다. 플레인 요거트를 압착해 유청을 제거한 그릭 요거트는 꾸덕꾸덕한 질감과 발효된 우유 특유의 시큼한 맛이 특징이다. 샐러드나 스무디 볼처럼 가볍지만 건강한 한 끼 식사로 제격인데, 특히 운동을 즐겨 하고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한다면 플레인 요거트보다 그릭 요거트가 영양 면에서 한 수 위다. 플레인 요거트에 비해 단백질 함량은 2배 이상 높고, 탄수화물과 나트륨, 당분은 절반밖에 되지 않기 때문. 단백질은 포만감을 더 오래 느끼게 해줘 체중 감량에 도움을 주고, 고강도 신체 활동 후 근육을 회복하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다.
운동 후 피로해진 근육 회복에는 그릭 요거트가 최고의 식품인 셈. 플레인 요거트에 비해 유당 함유량이 낮아 소화가 잘되고,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도 섭취 가능하다. 또한 훌륭한 칼슘 공급원이자 유산균도 풍부하다. 오트밀, 아몬드, 키위, 바나나와 같이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된 식품을 함께 섭취하면 장내 유익균이 증가해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단,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라면, 액상과당 같은 인공 첨가물이 함유되지 않은 그릭 요거트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것이 좋다.
혈관을 깨끗하게, 올리브 오일
‘늙지 않고 장수하려면 올리브 오일을 먹어라’. 유럽인의 식탁에 빠지지 않는 올리브 오일은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 재료다. 그리스인의 경우 1년에 1인당 약 24리터를 섭취할 만큼 올리브 오일에 진심인 편. 천연 식물성 기름 가운데 올리브 오일은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가장 높다. 혈관에 쌓이는 나쁜 콜레스테롤을 없애 혈액순환을 돕고, 불필요한 혈전 형성을 막아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특히 올리브 오일의 주요 지방산인 올레산은 염증을 줄이는 항염 효과가 탁월하다. 폴리페놀, 비타민 E와 같은 항산화 성분도 풍부해 유해 산소를 제거함으로써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노화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간편하면서도 비주얼과 맛은 꽤 그럴싸한 레시피도 많다.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를 2:1 비율로 섞은 드레싱에 약간의 소금과 레몬즙을 추가하면 상큼함을 더할 수 있다. 접시에 올리브 오일을 듬뿍 두르고 부라타 치즈와 채소를 올린 후 허브 솔트를 솔솔 뿌리면 그 자체로 훌륭한 전채 요리다. 그릭 요거트에 올리브 오일을 뿌린 후 빵이나 크래커에 발라 먹거나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살짝 곁들여도 상상 이상으로 잘 어울린다.
천연 영양보충제, 렌틸콩
동글동글한 일반 콩과 달리 가운데가 볼록한 렌즈를 닮아 렌즈콩이라고도 불리는 렌틸콩은 오늘날 채식주의자들의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손꼽히는 고단백 식품이다. 100g에 함유된 단백질 양이 약 25g으로 소고기에 들어 있는 단백질 양보다 많다. 렌틸콩은 특히 여성에게 권장되는 건강식품 중 하나다. 빈혈 예방에 효과적인 엽산과 철분이 다량 함유돼 있고,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성분도 풍부하다. 다른 콩에 비해 높은 식이섬유 함량을 자랑하기도 한다. 고구마의 10배, 귀리의 2배에 해당하는 풍부한 식이섬유 덕분에 변비 예방은 물론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당 조절을 도와 체중 감량이나 고혈압, 당뇨 식단으로도 애용된다.
렌틸콩은 풍부한 영양소뿐만 아니라 고소한 맛 덕분에 어느 요리에나 두루 잘 어울린다. 잡곡 대신 넣어 밥을 짓거나 푹 삶아 우유나 물과 함께 갈아 마셔도 좋고, 수프나 카레에 넣어 부드러운 식감을 즐기거나 살짝 단단하게 삶아 씹는 맛이 살아 있는 샐러드로도 안성맞춤이다. 렌틸콩은 도정 여부에 따라 갈색, 녹색, 주황색을 각각 띠는데, 껍질의 영양까지 그대로 섭취하고자 한다면 갈색 렌틸콩을 추천한다.
유산균의 힘, 김치
한국인의 소울푸드이자 세계인의 입맛을 매료시킨 김치의 위상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2006년 미국 건강 전문지 <헬스>가 김치를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선정한 데 이어, 2013년에는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우리 정부는 2020년부터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제정했다. 잘 숙성된 김치는 유산균의 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 30여 종이 넘는 유산균이 들어 있는데, 김치 1g당 약 1억 마리에 달한다. 같은 무게의 요구르트보다 4배 많은 수치다. 특히 김치 유산균에는 락토바실러스 균주가 함유돼 있는데 이는 체내 염증을 막아주는 세포를 활성화한다.
소화를 돕고 식중독과 같은 유해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는 등 유산균은 정장 작용을 통해 현대인의 균형 깨진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준다. 참고로 유산균은 김치를 담그고 10℃에서 약 8일간 숙성했을 때 가장 많고, 그 이후 서서히 감소한다. 사실 김치의 최대 복병은 나트륨이다. 양념이 짜지 않도록 주의하고, 나트륨 배출을 돕는 칼륨 섭취를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바나나, 토마토, 오렌지와 같은 과일이나 시금치, 브로콜리, 오이와 같은 채소, 콩, 우유는 칼륨 햠유량이 높아 꾸준히 챙겨 먹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을 돕는 낫토
일본 가정식으로 사랑받는 낫토는 영양 만점 발효식품이다. 일단 생김새는 우리나라 청국장과 비슷하지만, 냄새가 강하지 않고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식사에 곁들이기 좋다. 낫토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비타민, 칼슘 등 풍부한 영양소를 함유한다. 특히 비타민 K2는 혈액 속 칼슘을 뼈로 이동시켜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혈관 벽에 찌꺼기가 쌓이는 혈관 석회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데, 비타민 K2 중에서도 MK-7은 유일하게 낫토와 청국장에 풍부하다. 이는 콩이 발효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바실러스균 덕분이다. 장에 이로운 유익균으로, 바실러스균이 분비하는 나토키나제는 낫토의 핵심 효소다. 젓가락으로 낫토를 섞을수록 거미줄처럼 끈적한 점액질이 생기는데 여기에 나토키나제 효소가 다량 함유돼 있다. 나토키나제는 혈전을 예방하는 효소로, 혈액순환을 돕고 혈압을 낮춰 심혈관계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낫토의 효능은 생낫토 그대로 먹을 때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따뜻한 밥 위에 잘 섞은 낫토를 올리고 참기름을 살짝 뿌리면 맛과 영양 면에서 완벽하다. 여기에 달걀노른자와 간장, 쫑쫑 썬 쪽파나 부추를 첨가해 비벼 먹어도 맛있고, 겨자와 간장 소스를 넣은 낫토를 두부 위에 올려 먹으면 다이어트 음식으로 손색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