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삶의 결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무르익는 삶의 감동.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경이로운 기록
<위대한 작은 농장>
<위대한 작은 농장>은 미국 LA에 거주하던 영화감독 존 체스터 부부가 대도시에서의 삶을 버리고 8년의 시간 끝에 자연과 공존하는 농장을 만든 실제 기록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반려견과 함께 살기 위해 농장을 꾸린 부부의 인간적인 면모와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담긴 영화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농장의 모티프가 된 반려견 토드는 동물 학대 현장에서 구조한 강아지로 도시에서 도무지 함께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자주 짖는 성향을 지녔다. 체스터 부부는 이런 반려견을 위해 2011년 캘리포니아에 80만㎡의 농장을 구입한다. 그러나 그곳은 한 가지 농작물만 수십 년간 경작한 농장으로 이미 토양이 황폐화되어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다양한 작물과 수십 종의 동물을 같이 키우기로 한다. 체스터 부부의 꿈은 원대했으나 자연에 모든 것을 맡기려는 생태주의 농법은 한계에 봉착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년간 인간의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한 농장은 1만여 수의 과실수와 200여 종의 작물 그리고 다양한 가축과 야생동물이 조화를 이루며 공존하는 작지만 위대한 농장으로 거듭난다. 인간만이 지구의 주인이 아니고 다른 생물과 공존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주는 감동의 여운이 진한 생태주의 영화다.
The Biggest Little Farm(2023, 미국)
감독 존 체스터
출연 존 체스터, 몰리 체스터 외
장르 다큐멘터리
멋있게 영근 건축가 부부의 삶
<인생 후르츠>
자연은 무한하지만 인간의 삶은 유한하다. 그러나 인간이 자연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는 무례하고 오만하기 그지없다. 영화 <인생 후르츠>의 주인공은 건축가 츠바타 슈이치와 그의 아내 츠바타 히데코다. 츠바타는 50여 년 전 촉망받던 건축가였다. 그는 고지대에 뉴타운을 만드는 책임을 맡아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치밀한 건축 계획을 세웠지만 젊은 건축가의 희망은 무산되고, 결국 인간 중심의 촘촘하고 빽빽한 뉴타운이 들어선다. 츠바타는 자신의 꿈이 사라진 공간에서 절망하는 대신 뉴타운 991㎡(약 300평)의 땅을 사서 수십 년간 과일 50종과 채소 70종을 키우며 자연과의 공존을 이어온다. 주인공은 비록 젊은 시절 자연 친화적인 뉴타운 건축이란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자신의 진짜 삶은 자연과 동행하는 지혜와 끈기를 실천한 것. 영화는 거창한 꿈과 이상만큼이나 제아무리 작은 일일지라도 살아가는 동안 무언가를 묵묵하게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고 아름다운지 느끼게 한다. 멋있게 영근 노부부의 삶은 그 어떤 과실보다 달콤하고 풍요로운 기운을 선사한다.
Life Is Fruity(2018, 일본)
감독 후시하라 켄시
출연 키키 키린(내레이션)
장르 다큐멘터리
전쟁의 공포를 독서로 이겨낸 이야기
<더 건지 리터라티 앤드 포테이토 필 파이 소사이어티>
대표적인 가을 수확 농작물인 감자는 인류를 기아의 공포에서 구한 고마운 작물이기도 하다. 유럽에서는 18세기 후반부터 대표적인 식재료로 쓰였는데, 전쟁의 공포와 참혹한 현실을 극복한 이야기를 ‘감자껍질파이’라는 독특한 제목을 내세워 소개한 영화가 있다. 영국 건지섬은 프랑스 노르망디와 영국 남단 사이 영국 해협의 작은 섬으로 프랑스 해안에서 불과 48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5년간 독일에 점령당한다. 야식으로 돼지구이를 먹은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던 중 독일군의 추궁에 얼떨결에 독서모임을 한다고 둘러대고, 급조한 ‘감자껍질파이 북클럽’이란 이름으로 진짜 독서모임을 하게 된다. 의도치 않게 시작된 북클럽 회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진정한 독서인으로 거듭난다. 영화는 독일군 점령 당시 건지섬 사람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으로 다양한 캐릭터가 전쟁 중에도 독서를 통해 성장하는 모습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전쟁이라는 암울한 현실을 견디며 살아가는 따뜻한 인간애와 밝고 희망적인 로맨스가 아름답게 담겼다. 원작 소설 <건지 감자껍찔파이 북클럽>은 저자 메리 앤 섀퍼가 30년을 준비한 작품으로 미국에서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The Guernsey Literary and Potato Peel Pie Society(2018, 미국·영국)
감독 마이크 뉴웰
출연 릴리 제임스, 미치엘 휘즈먼 외
장르 드라마·로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