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꽃꽂이
꽃을 만지며 힐링하는 시간, 즐거운 꽃꽂이 취미에 대하여.
여기저기 꽃망울을 터뜨리며 봄이 왔음을 알리는 시간. 이 계절을 만끽하기에 꽃만 한 게 또 있을까. 꽃다발, 화병 꽂이, 플라워 센터피스 등 꽃을 직접 다뤄보는 것도 봄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봄맞이 꽃꽂이에 도전해보자. 혼자 봐도 좋고, 함께 보면 즐겁고, 선물하면 행복해지는 꽃의 마법이 내 손끝에서 시작된다.
화병에 담은 봄, 화병 꽂이
실내에서 꽃을 즐기기 가장 손쉬운 방법은 화병에 꽂아두는 일이다. 선물 받은 꽃다발도 화병에 옮겨 담으면 또 다른 느낌을 주곤 한다. 꽃을 꽂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꽃을 다듬는 일. 화병 높이에 맞춰 적당한 길이로 줄기 끝을 잘라주면 된다. 줄기는 45도 각도로 자르는 게 좋은데, 절단면을 더 넓게 해주기 위함이다. 절단면이 넓을수록 물 섭취량이 많아져 꽃의 싱싱함을 오래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줄기를 가위로 자르면 압축하는 힘에 의해 상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속에 잠기는 부분의 줄기에 붙은 잎도 제거해준다. 잎으로 인해 물이 오염되는 걸 방지하는 것은 물론, 투명한 화병일 경우 깔끔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다듬기가 끝났다면 물을 채운 화병에 꽃을 꽂을 차례다. 물은 꽃을 모두 넣었을 때 3분의 2 정도 차면 충분하다. 이때 식초 두세 방울을 넣어주면 꽃을 시들게 하는 박테리아를 없애주어 보다 오래 싱싱한 꽃을 감상할 수 있다. 꽃은 세 가지 크기로 분류해 큰 꽃, 중간 꽃, 작은 꽃 순으로 꽂아준다. 가장 큰 꽃을 듬성듬성 꽂은 후 여백을 채운다는 느낌으로 중간 꽃, 작은 꽃 순으로 채우면 되는데, 화병 입구가 넓은 경우 셀로판테이프를 격자로 붙이면 좀 더 수월하다. 한쪽에 더 많이 꽂거나 중앙에 한 가지 색과 종류의 꽃이 몰리지 않도록 한다. 초보자의 경우 앞뒤나 양옆에서 봤을 때 무조건 대칭이 되도록 하는 경향이 있는데, 비대칭 구도도 세련미를 더할 수 있으니 시도해봄 직하다.
물은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 꼭 갈아준다. 줄기는 흐르는 물에 한 번 헹궈준 후 다시 꽂고, 이때 상한 줄기는 잘라낸다. 심하게 시든 꽃도 바로 제거하는 게 좋다. 적당한 화병이 없다면 쓰지 않는 컵이나 포트, 주스병 등을 활용해도 근사한 꽃꽂이를 완성할 수 있다.
근사한 봄 선물, 꽃다발 만들기
직접 만들어 더욱 의미 있는 꽃다발에 도전해보자. 받는 사람의 취향을 고려한 꽃다발을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다. 맛있는 음식의 기본이 좋은 재료인 것처럼, 꽃다발 역시 좋은 꽃을 고르는 게 먼저다. 좋은 꽃은 송이가 크고 단단하며 색이 선명하고, 꽃잎 끝이 상하지 않아야 한다. 줄기는 휘어지지 않고 단단하며 곧은 것이 좋다. 물통에 담긴 꽃보다 진열해놓은 꽃이 더 싱싱하다고 할 수 있는데, 물통에 오래 담가둘수록 줄기 부분이 금세 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꽃의 종류를 선택할 땐 만들고 싶은 꽃다발을 먼저 상상해보는데, 보통 메인 꽃 하나와 서브 꽃 여러 종, 여기에 유칼립투스 같은 녹색 잎 소재도 한두 종류 추가한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한 것이 좋고 제철 꽃이 가장 예쁘면서 저렴하다.
꽃다발을 만들 땐 한 손으로 꽃을 가볍게 쥐고, 다른 한 손으로는 꽃을 하나씩 추가한다. 꽃줄기를 왼쪽에서 오른쪽, 또는 반대 방향으로 차곡차곡 덧대는데 이때 줄기를 사선으로 덧대어 나선형(원형) 모양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줄기가 서로 밀착되고 묶는 지점이 두꺼워지지 않는데, 마구잡이로 겹쳤다간 완성 후 묶어줄 때 서로 엉켜 부러질 수 있다. 꽃의 높이도 중요하다. 꽃을 같은 높이로 놓으면 나중에 활짝 피었을 때 꽃송이끼리 서로 눌려 답답해 보일 수 있다. 적당히 높낮이를 주어야 각각의 꽃이 더욱 예쁘게 보인다. 완성되면 꽃다발과 어울리는 끈이나 리본으로 묶어주고, 취향에 따라 포장지를 둘러도 된다.
꽃다발은 꽃의 종류와 색, 조합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이다. 여러 종류의 꽃을 섞어 포인트를 줘도 좋지만 한 종류의 꽃으로만 만들어도 예쁘다. 또 같은 컬러로는 통일감과 안정감을, 전혀 다른 컬러로는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 처음이라 서툴러도 꽃 자체가 주는 힘이 있으니 가까운 이에게 꽃 한 다발 만들어 화사한 봄을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센터피스
특별한 날, 센터피스는 식탁 위를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 식탁 중앙의 장식을 뜻하는 센터피스는 공예품이나 조각, 촛대, 예쁜 접시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하는데, 꼭 빠지지 않는 게 바로 꽃이다. 보통 센터피스와 꽃 장식을 동의어로 생각하는 이유다.
플라워 센터피스는 정해진 크기나 모양은 없지만 기본이 되는 건 돔(원형) 형태다. 식탁 위에 놓을 경우 식기의 컬러나 질감을 고려하고, 일반 장식용이라면 공간의 분위기를 떠올리며 만들면 한층 자연스러운 멋을 낼 수 있다. 만약 플라워 센터피스가 공간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기를 원한다면 벽과 가구의 색상과 어울리는 색을 사용하고, 공간의 하이라이트가 되길 바란다면 대조되는 색을 고른다. 포인트가 되면서 시선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크기가 적당하고 꽃가루나 잎이 떨어지는 꽃은 피하는 게 좋다.
적당한 화기를 준비했다면, 플로럴 폼을 물에 충분히 적신 후 화기 안에 들어갈 수 있는 크기로 잘라준다. 이때 윗부분이 살짝 튀어나올 수 있게 하고 모서리는 사선으로 깎는다. 센터피스의 묘미는 여러 가지 꽃을 조화롭게 섞을 수 있다는 점인데, 너무 여러 색보단 한두 가지 정도의 밝은 컬러가 좋고, 포인트가 될 메인 꽃은 송이가 크고 화려해도 괜찮다. 만들기 가장 쉬운 방법은 잎줄기로 형태를 먼저 잡아주는 것이다. 양옆과 앞뒤는 수평에 가깝게, 나머지는 약 45도 기울기로 꽂는다. 꽃은 키가 큰 꽃부터 작은 순으로, 또는 송이가 큰 꽃부터 작은 순으로 전체적인 균형을 생각하면서 꽂아야 원하는 볼륨감을 얻을 수 있다. 플로럴 폼에 적어도 1.5cm 이상 들어갈 수 있게 하고, 한번 꽂은 뒤 뺀 자리는 피해서 꽂아야 튼튼하다. 꽃과 화기의 높이는 2대 1로 세팅했을 때 가장 자연스럽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