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기발랄, 플랜테리어
파릇파릇 감성 충만한, 키우기 쉬운 일곱 가지 실내 식물.
식집사의 덕목
반려동물을 키우듯 ‘반려식물’을 키우며 애정을 쏟는 ‘식집사’가 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오며 플랜테리어를 향한 관심은 더욱 커진 상황. 인테리어 잡지에서나 볼 법한 청량하고 내추럴한 감성의 플랜테리어를 꿈꾸지만, 현실은 ‘식물 킬러’가 되기 십상이다. 실내 식물 키우기의 기본은 물 주기다. 물을 좋아하는지, 건조한 환경에서 잘 자라는 식물인지 파악이 먼저다. 날씨, 계절, 생육 공간도 고려 대상이다. 주기를 딱딱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흙의 마름 상태다. 직접 손으로 만져보고 흙 상태에 맞춰 물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물받침으로 흘러나와 고인 물은 뿌리를 썩게 만들기 때문에 바로 비워줘야 한다. 물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통풍이다. 바람이 잘 드는 거실 쪽 창문이나 베란다는 일조량 면에서나 환기 면에서 적정하다. 이 외에도 습도와 온도, 분갈이 여부도 챙겨야 한다. 결론은 집사가 부지런할수록 반려식물은 무럭무럭 잘 자란다는 것. 식물을 처음 들이는 초보자라면 무심한 듯 적당한 관심만으로도 무탈하게 자라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국적인 스타일 메이커, 몬스테라
플랜테리어 초보자라면 1순위로 들일 식물이 몬스테라다. 유니크한 생김새 덕분에 유럽풍이나 휴양지 콘셉트 인테리어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식물이다. 넓고 풍성한 진녹색 잎사귀는 마치 구멍이 송송 뚫린 스위스 치즈처럼, 군데군데 구멍이 뚫려 있거나 갈라져 이채롭다. 생김새도 매력적이지만 몬스테라의 장점은 몬스터급 생명력이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여도 괴물 같은 성장 속도로 쑥쑥 잘 자라 키우는 재미가 있다. 부피가 크기 때문에 면적이 넓은 거실 인테리어 포인트로 찰떡이다. 일조량이 부족하면 줄기가 가늘게 웃자라고 매력 포인트인 잎사귀 구멍 개수도 줄어들기에 볕이 잘 드는 양지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공기 정화에 탁월한 아레카야자
깃털처럼 얇고 길게 뻗은 잎사귀가 매력적인 아레카야자는 몬스테라와는 또 다른 휴양지 느낌을 선사한다. 수형(수목의 외형)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기능성이 압권이다. 아레카야자는 새집증후군 원인 물질로 지목되는 포름알데히드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식물로 유명하다. 각종 유해 성분으로 가득한 실내 공기를 깨끗이 정화하는 데 탁월한 1등 공기 정화 식물인 것. 나사(NASA)에서는 밀폐된 우주선 안 공기 정화에 아레카야자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더불어 증산(잎이 내뿜는 수분)작용이 뛰어난 천연 가습기다. 2m 가까이 자란 아레카야자는 하루 최대 1L의 수분을 공기 중으로 방출한다. 물을 많이 내뿜는 만큼 분무기를 사용해 잎에 물을 자주 뿌려주고, 직사광선을 피해 바람이 잘 통하는 창가 아래나 거실에 두면 된다.
일당백 화분, 올리브나무
실내 공간에 딱 하나의 식물을 들이고자 한다면, 올리브나무를 추천한다. 우선 기르기가 쉽다. 생명력이 강해 잘 죽지 않는다. 대부분 실내 식물은 직사광선을 피해야 하는 등 일조량에 민감한데, 올리브는 햇살 쨍쨍 내리쬐는 지중해가 원산지인 탓에 오히려 햇볕이 잘 드는 곳이 안성맞춤이다. 베스트 장소는 햇볕과 바람이 잘 통하는 창가나 발코니. 물은 겉흙이 완전히 말랐을 때 듬뿍 주면 된다. 두 번째로 나무 자체의 미감이 돋보인다. 올리브나무는 홀로 둘 때 더욱 존재감을 발한다. 녹색에 회색을 몇 방울 떨군 듯한 오묘한 빛깔의 이파리는 화이트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고, 흙을 구워 만든 토분에 심으면 빈티지 매력 뿜뿜이다. 끊임없이 새순을 틔우고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는 변화 과정과 자유롭게 뻗어나가는 올리브나무의 수형을 감상하는 즐거움도 크다.
영원한 스테디셀러, 스킨답서스
하트 모양의 사랑스러운 잎과 줄기가 넝쿨처럼 뻗어나가는 스킨답서스는 플랜테리어에 최적화된 식물이다.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해 ‘악마의 아이비’라 불리는데, 습하거나 건조한 환경을 가리지 않고 빠르게 성장한다. 공중 화분에 매달아 잎과 줄기를 아래로 길게 늘어트려도 멋스럽고, 줄기를 잘라 유리 화병에 물을 넣고 꽂아두면 금방 뿌리를 내려 수중 재배로 키우는 재미도 있다. 직사광선보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간접광을 선호하며, 일주일에 한두 번씩만 물을 주면 돼 관리도 쉽다. 일산화탄소 제거 능력이 뛰어나 주방에 두고 키우기 알맞다. 다만, 잎에 독성이 있어 어린아이나 반려동물이 만지지 못하도록 주의가 요구된다.
차분한 분위기의 소유자, 멜라니 고무나무
고무나무는 플랜테리어의 교과서 같은 식물이다. 시원스레 곧게 뻗은 줄기와 은은하게 광택이 도는 두툼하고 넓적한 잎은 어느 공간에서나 묵직한 존재감을 발한다. 특히 멜라니 고무나무는 다른 고무나무보다 잎 두께가 좀 더 두툼하고 짙은 올리브색을 띠고 있어 한층 정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이파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테두리를 따라 언뜻언뜻 노란빛이 도는데, 햇빛이 닿을 때마다 멋스러운 이파리 질감을 한층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열대지방 식물이니만큼 실내 온도는 따뜻하게, 간접광이 드는 장소가 알맞다. 물은 속흙이 말랐을 때 한 번씩 듬뿍 주는 것으로 충분하며, 젖은 천으로 잎 먼지를 닦아주거나 공중 분무해주는 것도 좋다.
작은 숲을 연상시키는 보스턴 고사리
풍성하고 섬세한 잎이 매력적인 보스턴 고사리는 행잉 플랜트로 키울 때 더욱 멋스럽다. 공중에 매달아두면 작은 숲이 연상될 정도로 줄기나 잎이 아치형으로 늘어져 공간에 색다른 포인트가 된다. 양치식물 특성상 실내 습도에 민감한 편이다. 보스턴 고사리는 건조한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만약 잎이 갈변하고 떨어진다면 실내가 건조하다는 신호다. 주방이나 욕실처럼 다습한 환경으로 옮기거나 분무기를 이용해 공중 분무해 습도를 높여주는 게 좋다. 포름알데히드, 담배 연기 같은 실내 유해 물질을 제거하는 데도 탁월하다.
귀여운 매력, 만세 선인장
사람이 두 팔을 위로 뻗어 만세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연상시켜 우리나라에서는 만세 선인장으로, 미국에서는 납작한 형태가 마치 차바퀴에 깔린 듯 보여 로드킬 선인장으로 불린다. 뜨겁고 건조한 미국 남서부 지역 태생답게 햇볕을 무척 좋아한다. 모든 선인장류 식물은 적어도 하루에 4시간 이상은 밝은 빛을 쬐어야만 아름다운 수형으로 자랄 수 있다고. 건조에 강한 선인장은 메말라 죽는 것보다 물을 너무 자주 줘 과습으로 죽는 경우가 많으므로, 물 주는 걸 잊어버렸다 싶을 정도로 한 달에 한 번 혹은 선인장이 쭈글쭈글할 때 주면 알맞다. 잘라낸 부위로 번식도 가능한데, 몸체에서 작게 돋아난 자구(새순)를 떼 단면을 2~3일 정도 말린 후 마른 토양에 옮겨 심고 식물이 자랄 때까지 물을 주지 않으면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