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식생활 관리
여름철에는 식생활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높은 습도와 기온으로 각종 세균이나 미생물 증식이 활발히 일어나기 때문에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특히 음식물이 쉽게 상하기 때문에 식중독과 장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 여름철 자주 발생하는 식중독 종류와 원인, 예방 수칙 등 건강한 식생활 관리 방법을 알아보자.
우리나라 국민의 26%가 하루 한 끼 이상 단체 급식을 이용하고, 32% 이상이 음식점을 이용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안전정보포털의 식중독 통계에 따르면 전체 식중독 환자의 67%(전체 4만6,911명 중 3만1,447명)가 집단 급식소에서, 식중독 건수의 47%(전체 1,589건 중 758건)가 음식점에서 일어났으며, 5,981명의 식중독 환자 중 절반 이상인 3,408명의 환자가 6월에서 9월 사이에 발생했다.
식중독은 크게 미생물(30종), 자연 독(3종), 화학적(5종) 원인으로 나뉜다. 우리가 주로 걸리는 식중독은 미생물이 원인인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황색포도상구균 등 세균성 감염에 의한 것인데, 여름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아 각종 미생물이 번식하는 데 최상의 환경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식중독이 발생하면 복통, 구토, 설사, 발열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식중독의 다양한 증상 다스리기
식중독으로 인해 구토와 설사가 발생할 경우 체내의 수분과 전해질이 손실되어 탈수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수분 보충을 위해 생수, 보리차를 마시고, 설사가 줄어들 경우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구토와 설사가 발생했을 때 항구토제나 지사제를 함부로 사용하면 안 된다. 식중독으로 인한 구토와 설사는 위장과 장 내의 독소를 배출하는 반응인데, 약을 복용할 경우 독소와 세균을 배출하지 못해 병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경우에만 투약을 고려해야 한다.
여름철 집이나 휴가지에서 음식을 조리하거나 섭취할 때는 각별히 주의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 식중독은 2~3일 정도의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통해 회복되지만 설사 이외에 발열이 동반되거나, 대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고, 설사가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복통, 구토가 심한 경우 진료를 받고 치료해야 한다.
휴가지와 가정에서 식중독 예방법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손을 철저히 씻어야 한다. 음식을 조리하기 전, 외출 후, 화장실 사용 후, 식사 전에는 반드시 세정제를 사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닦는다.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음식을 조리하지 않고,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곰팡이가 핀 음식은 바로 버린다. 모든 음식물은 익혀서 먹고 조리한 식품은 냉장·냉동 보관하며, 부엌 내 청결을 위해 행주, 수세미, 도마, 칼 등은 열탕 소독하거나 햇볕에 말린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야외 활동 시 준비해 간 김밥이나 도시락 등은 보관 온도가 높아지거나 보관 시간이 길어질 것에 대비해 아이스박스를 사용해 섭취 및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이동 중에 온도가 높은 자동차 트렁크나 내부에 음식을 보관하지 않고 길거리 음식이나 위생이 좋지 않은 음식물 섭취는 자제한다. 휴가지에서 음식을 직접 해먹을 때는 항상 신선한 재료를 구입하고 물은 끓이거나 정수된 것을 사용한다. 특히 산이나 들에서 버섯이나 과일 등을 함부로 따 먹지 않도록 한다.
여름철 흔한 살모넬라균·비브리오균 식중독
살모넬라 식중독은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살모넬라균은 식중독 원인균으로 오염된 달걀, 쇠고기, 가금육, 우유가 주요 원인이며, 주로 복통·설사·구토·발열 등 위장장애를 일으킨다. 살모넬라 식중독의 주요 원인 식품으로는 달걀 등 난류와 그 가공식품(케이크, 계란지단 등)이 65%(3,287명)로 가장 많았고, 김밥 등 복합조리식품 7%(369명), 육류 5%(243명) 순으로 조사되었다.
비브리오균은 바닷물에 분포하고 수온이 20˚C가 넘을 때 활발하게 증식하기 때문에 여름철 해산물, 어패류를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한다. 두 가지 균은 모두 열에 약하기 때문에 60˚C 이상에서 15분 이상 익혀서 섭취하거나 100˚C 이상에서 조리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닭고기를 구입하여 살모넬라균을 인위적으로 오염시켜 보관 온도(4℃, 25℃)별로 살모넬라균 수 변화를 조사한 결과, 실온(25℃)에서 닭고기를 보관 시 냉장(4℃) 보관에 비해 4시간 후 3.8배, 12시간 이후 14배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반면, 냉장 온도(4℃)에서 살모넬라균은 약간 증식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4~12시간 동안은 증식이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살모넬라균·비브리오균 식중독 예방 요령
- 달걀 등 난류 구입 시, 균열이 없고 가급적 냉장으로 보관된 것을 구입하고 산란 일자를 꼼꼼히 확인 후 구입한다.
- 시장, 마트 등에서 난류, 육류, 어패류, 해산물 등을 구입할 때는 장보기 마지막에 구입하고, 가급적 아이스박스나 아이스팩을 이용해 차가운 상태를 유지하며 집까지 운반한다.
- 구입한 냉장 식품은 즉시 냉장고에 보관하고, 교차 오염 방지를 위해 바로 먹는 채소 등과 직접 닿지 않도록 보관에 주의한다.
- 살모넬라균과 비브리오균은 열에 매우 약하므로 난류, 육류, 어패류, 해산물 조리 시에는 중심 온도가 75℃에서 1분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가열·조리한다.
- 교차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칼·도마를 반드시 구분해서 사용한다.
- 난류, 육류, 어패류, 해산물을 손으로 만진 후에는 비누 등 세정제를 이용하여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깨끗하게 씻는다.
- 세균은 너무 작아서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하지만 세균에 감염된 음식은 특유의 악취가 난다. 평소와 다른 악취나 시큼한 냄새가 나면 바로 버려야 한다.
- 생선은 아가미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붉은빛이 아닌 검은색을 띠거나 비린내가 나면 상했을 확률이 높다. 육류의 경우 붉은 고기류가 하얗게 변하거나 닭고기처럼 하얀 육류는 표면이 검게 변했을 경우 의심해봐야 한다.
기온이 높아지는 시기에는 ‘손 씻기, 익혀 먹기, 끓여 먹기’의 식중독 예방 3대 요령을 준수하고, 냉장고 소독, 음식물의 조리·보관 등 위생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 불청객 식중독을 예방하고 뜨거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