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맛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비법은 바로 제철 음식을 즐기는 것이다. 지금 가장 싱싱하고, 영양소가 풍부한 제철 채소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공유한다.
든든한 간식, 옥수수
한여름 길가에 피어오르는 연기의 정체. 붕어빵도 아닌 바로 옥수수 찜기다. 여름에는 노점상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옥수수는 여름철 대표 간식거리. 지방 함량이 낮고, 식욕을 낮추는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덕분에 변비 예방에 좋고,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제격이다. 다만 당지수가 높아 당뇨 환자라면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옥수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당도가 떨어지고 알맹이가 딱딱해진다. 가능한 빨리 먹는 게 좋은데, 오래 두고 먹고 싶다면 한 번 찐 다음 열기가 사라지면 굳기 전에 냉동실에 보관해두고 하나씩 꺼내 먹으면 된다.
쫄깃한 식감이 중독적인 찰옥수수의 자리를 몇 년 전부터 달달한 초당옥수수가 위협하고 있다. 초당옥수수는 찰옥수수보다 당도가 훨씬 높고 생으로도 먹을 수 있다. 생으로 먹으면 아삭한 식감에 수분감 가득한 단맛이 매력적인데 아주 짧은 기간 즐길 수 있어 더 맛있게 느껴진다.
초당옥수수가 인기를 끌면서 옥수수를 이용한 레시피가 많이 생겨났는데 인기가 가장 많은 요리가 바로 솥밥이다. 솥에 불린 쌀과 육수를 넣은 후 쓰유와 버터로 간을 한다. 중간 불로 5분간 끓인 다음 옥수숫대와 분리한 옥수수 알갱이를 듬뿍 올린 다음 약불에서 10분간 더 끓인다. 밥을 지을 때 옥수숫대를 넣으면 풍미가 더 살아난다. 불을 끄고 15분간 뜸들인 후 썰어놓은 쪽파와 통깨를 올려 마무리. 은은한 옥수수 향과 단맛이 의외로 밥과 잘 어울린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토마토
어느 날 마트에 갔다가 문득 토마토 종류가 굉장히 많다는 걸 깨달았다. 단맛을 끌어올린 스테비아 토마토, 짧은 기간에만 맛볼 수 있는 짭짤이 대저 토마토, 망고 맛이 나는 토망고, 산뜻한 신맛이 나는 애플토마토 등 토마토 종류는 몇 년 사이 셀 수 없이 많아졌다. 그만큼 토마토는 호불호 없이, 언제 어떻게 먹어도 실패가 없다. 토마토에는 라이코펜 성분이 풍부해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막고, 고혈압 등 심혈관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또 비타민 B와 C도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고, 피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토마토는 모양이 둥글고 매끈하면서 꼭지가 싱싱한 것으로 고른다. 방울토마토는 꼭지를 떼어 보관하면 부패균이 덜 생성돼서 더 오래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
토마토는 씻어서 생으로 먹어도 되고, 갈아서 주스로, 달걀과 볶아 먹어도 맛있을 만큼 레시피가 다양하다. 한여름 입맛이 없을 때 산뜻하게 먹기 좋은 토마토 마리네이드를 추천한다. 한입 크기의 방울토마토는 꼭지 반대편에 십자로 칼집을 내고 살짝 데친다. 데친 토마토는 찬물에 담가 껍질을 제거한다. 레몬즙,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 꿀, 매실액을 섞어 소스를 만든다. 열탕 소독한 용기에 껍질을 벗긴 토마토와 준비한 소스, 다진 양파를 넣어 하루 정도 숙성한 다음 먹으면 된다. 식전에 애피타이저처럼 먹어도 좋고, 샐러드에 곁들이거나 파스타 면에 소스와 토마토를 버무려서 먹어도 맛있어서 활용도가 높다.
이번 여름에는 도전, 가지
유난히 가지는 호불호가 심하다. 물컹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요리했을 때 푸르딩딩한 색과 익숙하지 않은 식감을 싫어하는 사람도 많다. 마냥 싫어하기에 가지는 영양분이 많다. 수분 함량이 95% 정도로 높고, 찬 성질의 채소라 몸속의 열을 낮추기에 여름철 보양 식재료로 딱이다. 껍질과 꼭지에 함유된 보라색 색소인 안토시아닌은 항산화와 항암 작용이 뛰어나고, 시력 개선과 해열 작용에도 탁월하다.
가지는 일자로 곧고, 꼭지에 가시가 날카롭게 서 있는 게 싱싱한 것. 수확한 지 오래된 가지는 수분을 잃어 꼭지가 마르고, 가시가 부드러워지니 구매할 때 참고한다. 가지는 의외로 조리법이 다양하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라자냐, 라타투이, 어향가지 등 기름에 굽거나 튀겨 요리한다. 가지 초보자도 쉽게 즐기기 좋은 간단한 가지덮밥 레시피가 있다. 깨끗하게 씻은 가지를 도톰하게 썬 뒤 소금과 밀가루를 뿌린다. 기름을 달군 팬에 가지를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내고 식힌다. 팬에 간장, 미림, 물, 굴소스, 설탕, 다진 마늘 등을 넣은 양념장과 매운 고추를 넣고 끓인다. 양념장에 구운 가지를 넣어 골고루 뒤섞은 다음 밥 위에 올려 먹으면 된다. 달콤매콤한 간장 소스와 가지가 잘 어울린다.
영양소가 가득, 감자
햄버거를 먹을 때 곁들이는 감자튀김 때문인지 감자는 건강한 식품이라는 인식이 크지 않다. 하지만 제철을 맞은 감자는 영양소가 풍부해 간식 겸 식사로도 손색이 없다. 감자에 들어 있는 칼륨은 몸 속 나트륨 배출을 도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 감자에 함유된 비타민 C 덕분에 하루에 중간 크기 감자 3개를 먹으면 비타민 하루 섭취량의 절반을 섭취할 수 있다. 구운 감자 한 개에는 사과보다 2배나 많은 비타민 C가 들어 있을 정도다. 열량은 한 개에 보통 55kcal밖에 되지 않아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합격이다.
감자는 특히 보관에 신경 써야 한다. 햇빛을 받으면 감자가 녹색으로 변해 독소를 품은 싹이 나기 때문이다. 솔라닌이라는 독소를 먹게 되면 구토, 설사, 두통을 유발한다. 싹이 제법 길게 올라온 감자는 먹지 않는다. 빈 상자에 신문지나 종이를 깐 다음 박스 옆면에는 바람이 통하도록 구멍을 뚫고 감자를 보관하면 한 달은 거뜬하다. 상자는 서늘한 실내에 보관한다.
SNS를 뜨겁게 달군 감자 요리는 바로 납작감자구이. 삶은 감자를 매셔나 컵으로 눌러 납작하게 만든다. 눌러준 감자에 오일을 살짝 바르고 소금을 뿌린 다음 에어프라이어에 넣고 20분 정도 굽기만 하면 끝. 납작하게 만들수록 누룽지 같은 바삭한 식감을 즐길 수 있다. 그릭요거트에 마요네즈, 메이플시럽, 레몬즙과 소금을 넣은 요거트 소스와 함께 먹으면 색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