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쉽게 그리고, 지우고

생존 화가 중 가장 높은 경매가를 기록한 사람, 영국 출신의 레전드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다. 그는 70세가 넘은 2009년부터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활용해 일찍이 디지털드로잉을 시작했다. 새로운 컬러, 기법을 매일 연구하며 차곡차곡 작품을 쌓아갔고 2021년에는 그가 작업한 116점의 아이패드 그림을 공개하는 전시가 열리기도 했다. 특유의 선명하고 밝은 컬러, 섬세하고 감성적인 다양한 표현 기법은 노년의 화가도 꾸준히 탐구하고 싶게 만드는 디지털드로잉의 매력을 보여준다.

애플, 삼성 상관없이 디지털 화면에 전용 펜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드로잉은 태블릿PC가 보급되면서 대중화되었다. 스케치북처럼 하얀 도화지는 화면 속에서 끝도 없이 이어진다. 펜, 물감, 연필, 유화 등 도구 역시 다양하고 필압이 적용되어 얇고, 굵은 선의 구분도 명확하다. 크레파스 16색, 물감 24색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세상의 모든 색을 이용하는 일도 디지털드로잉에서는 가능하다. 무엇보다 수정이 쉬워서 과감하게 그리고, 지우며 다양한 시도를 하기에도 제격이다. 이미 칠해놓은 색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클릭 몇 번으로 색상을 변경하고, 그림 속 사물의 위치를 바꾸는 등의 편집 기능 덕분에 섬세한 표현도 문제없다. 휴대성이 좋은 만큼 언제, 어디서나 그림을 그릴 수 있고, 작업물을 저장하거나 여러 사람과 공유하는 일도 쉽다.

디지털드로잉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크리타(Krita, 안드로이드/애플 가능)’는 무료 앱으로 다양한 브러시와 기능을 제공한다. 일러스트레이터나 웹툰 작가들도 많이 사용할 정도로 초보부터 숙련된 사람들까지 두루 애용한다. 단축키, 필터 효과 등이 강점. ‘스케치북 익스프레스(SketchBook Express, 안드로이드/애플 가능)’ 역시 무료 드로잉 앱 중에서 인기가 많다. 다양한 드로잉 툴, 섬세한 컬러 조정은 물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초보자도 쉽게 사용하기에 좋다.

‘프로크리에이트(Procreate, 애플 가능)’는 디지털드로잉 유저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유료 앱이다. 드로잉에 최적화된 앱으로 여러 브러시 툴을 구매하거나 커스텀해서 사용할 수도 있고, 포토샵처럼 레이어 기능은 물론 애니메이션 효과를 줄 수도 있어 다양한 작업에 특화되어 있다.

디지털드로잉 어디서 배울까?

프로그램까지 구비했다면 사용법이나 그림을 쉽게 그릴 수 있는 팁을 알려주는 클래스, 영상, 책 등을 참고하면 그림 세계가 더욱 풍부해진다. 배우기에 앞서 다양한 디지털드로잉 작품을 찾아보며 내가 좋아하는 그림체가 어떤 스타일인지, 나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은지 고민해보자.
유튜브 채널 ‘솔생님의 정말 쉬운 그림교실’은 어떤 드로잉 앱을 사용해야 하는지, 아이패드나 갤럭시 탭 중에 무엇을 골라야 하는지 장비 선택부터 드로잉 앱 사용 방법, ‘쉽게 동물 머리 그리기’ 등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영상을 제공한다. 유튜브 채널 ‘쿨쿨스튜디오-쓸모있는 디지털드로잉’은 내 그림으로 다양한 굿즈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채널 이름처럼 디지털드로잉으로 실생활에 쓸모 있는 소품을 만들거나 용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 ‘클래스101’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카테고리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드로잉이다. 그만큼 다양한 드로잉 작가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디지털드로잉으로 이모티콘 작가가 될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는 ‘유랑’ 작가의 강의나 아이패드 드로잉 기초부터 굿즈 제작 과정까지 알려주는 ‘흐스흐’, 일기 쓰듯 쉽게 기록하는 일상 드로잉 비법을 전수하는 ‘귀찮’ 작가 등의 강의가 있으니 마음에 드는 그림체의 작가를 발굴해보는 걸 추천한다.

SNS에서 핫한 디지털드로잉 아티스트

@yurang_official
망그러진 곰 이모티콘으로 유명한 작가.

@hariyaap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체가 특징. 직접 만든 디지털드로잉 브러시를 판매하기도 한다.

@march_bomvely
따뜻하고 포근한 감성 드로잉 스타일.

@chommang
디지털드로잉으로 그리는 수채화, 인물화에 특화된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