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물든 도시
도시 곳곳에 숨어 있는 예술가의 흔적을 따라 가보는 여행.
문학의 발자취를 따라
아일랜드 더블린
아일랜드(Ireland)는 인구 500만 명의 작은 섬나라다. 유럽의 북서쪽에 위치한 아일랜드는 일반인에게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오랜 역사와 아름다운 자연, 뛰어난 교육 환경을 갖춰 유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아일랜드 수도이자 최대 도시 더블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문학의 도시다. <걸리버 여행기>의 조너선 스위프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의 오스카 와일드, <드라큘라>의 브램 스토커 등 세계적인 작가들이 나고 자란 곳이다. 또 버나드 쇼와 예이츠, 제임스 조이스, 사뮈엘 베케트까지 4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1592년 설립된 트리니티 칼리지는 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공립대학이다. 아름다운 정원과 고풍스러운 건축물이 조화를 이룬 캠퍼스는 더블린의 자랑이기도 하다. 이곳의 트리니티 칼리지 도서관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중 하나다. 특히 목조 아치형 천장의 롱룸(Long Room)은 영화 <해리포터>에 등장해 더욱 주목받았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책 중 하나인 복음서 <켈스의 서>를 소장하고 있어 더욱 의미가 깊다.
<더블린 사람들>, <젊은 예술가의 초상>, <율리시스>까지 이른바 ‘더블린 3부작’을 집필한 제임스 조이스는 아일랜드 대표 문학가이자 20세기 문학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가다. 제임스 조이스 박물관은 그의 생애와 작품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공간이다. 조이스의 서한과 사진, 소설 초판본과 개인 물품은 물론, <율리시스>와 연관된 전시품이 다양해 잠시나마 그의 작품에 빠져볼 수 있다.
더블린을 가본 사람이라면 “펍을 피해서 더블린을 걷는 것은 퍼즐 게임과 같이 어렵다”는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속 문장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더블린의 펍 문화는 문학만큼 유명하다. 템플 거리에는 1840년 문을 연 ‘템플바’를 중심으로 22개의 펍이 몰려 있다. 어스름한 저녁, 하루 일과를 마친 후 펍에 들러 기네스 한 잔에 이야기꽃을 피우는 사람들. 더블린의 세계적인 작가들도 매일 밤 펍에 들러 이야기를 나누고 또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역사와 음악이 흐르는 도시
오스트리아 빈
클래식 음악의 성지이자 세계적인 음악가의 활동 무대였던 오스트리아 수도 빈(Wien).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브람스 같은 위대한 음악가들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어 클래식 애호가라면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꿈의 여행지기도 하다. 음악의 도시답게 어디를 가든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고 노천카페에 앉아 고풍스러운 건축물을 감상하며 비엔나 커피를 마시는 여유는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빈 국립 오페라하우스는 파리, 밀라노와 함께 세계 3대 오페라극장이라 불리는 곳이다. 1869년 개장 이래 오스트리아의 음악 유산과 전통을 보존·계승하는 한편, 오늘날에도 매년 300회가 넘는 공연을 열며 명성을 잇고 있다. 빈 국립 오페라하우스는 영화 <비포 선샤인>의 아름다운 배경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어둠이 내린 후 형형색색의 불빛이 더해진 야경이 아름다워 밤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오페라하우스가 위치한 케른트너 거리는 빈의 최대 번화가다. 슈테판 대성당까지 이어진 보행자 전용 도로로 주변에는 각종 상점과 레스토랑, 노천카페가 즐비하다. 맛보고 구경하며 거리를 오가는 내내 들리는 거리 음악가의 감미로운 연주는 덤. 모차르트 분장을 하고 콘서트 티켓을 판매하는 진풍경도 감상할 수 있다. 슈테판 대성당 뒤편에 위치한 빈 모차르트 하우스는 실제 모차르트가 살았던 집을 개조해 만든 박물관이다.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한 곳이라 하여 ‘피가로 하우스’라는 애칭이 있다. 작품, 유물, 초상화 등 모차르트 생애와 음악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품이 가득한데,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마련돼 있으니 꼭 챙겨서 관람할 것. 시립공원에서는 더 많은 음악가를 만날 수 있다. 요한 슈트라우스, 슈베르트, 브루크너 등 12명의 음악가 동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특히 바이올린을 켜는 황금빛의 요한 슈트라우스 2세 동상은 인증숏 명소로 인기다. 공원과 골목, 거리와 상점 곳곳에 세계적 음악가들의 삶이 깃들어 있는 빈. 그들의 흔적을 찾아 구석구석 누비는 여행은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황금시대 꽃피운 예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풍차, 튤립, 운하…. 네덜란드의 상징은 여럿이지만, 17세기 황금시대에 꽃피운 화려하고 아름다운 문화예술을 빼놓을 수 없다. 이 시기 렘브란트, 반 고흐, 프란스 할스 등 위대한 화가들이 찬란한 예술의 꽃을 피웠다.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는 그때의 흔적을 지금도 찾을 수 있다. 세기의 걸작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이 한데 모여 있는 곳, 뮤지엄 광장에서다. 국립미술관을 비롯해 반 고흐 미술관, 렘브란트 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이 밀집해 있어 암스테르담 여행 1번지로 꼽히는 곳이다.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은 네덜란드 회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지상부터 3층까지 이어진 80개의 전시실에 8,000점의 작품이 전시돼 있다. 특히 17세기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화가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프란스 할스의 작품이 모여 있는 2층 전시실이 인기다. 그중 중앙 홀에 자리 잡은 렘브란트의 ‘야경’(1642)은 국립미술관의 자랑. 이 그림을 보기 위해 미술관을 찾는 사람이 매년 2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국립미술관 건너편에는 반 고흐 미술관이 자리한다. 단일 미술관으로는 고흐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한 곳으로 천재 화가 고흐의 예술 세계와 삶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다. 그의 대표작인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을 비롯해 유화 200여 점과 드로잉 500여 점, 동생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와 개인 유품까지 한데 모아 완성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반 고흐 컬렉션인 셈이다. 렘브란트를 좋아한다면, ‘렘브란트 하우스 뮤지엄’ 방문을 추천한다. 그가 1639년부터 20여 년간 거주했던 공간을 그대로 보존해 만든 박물관이다. 침실과 거실, 작업실 등 렘브란트의 생활과 작업 환경을 엿볼 수 있는 것은 물론 200여 점의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다.
뱅크시, 달리, 쿠사마 야요이 등 유명 현대 미술가의 작품을 전시한 모코 뮤지엄은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힙한 미술관 중 하나다. 네덜란드 최대 규모의 몰입형 전시관, ‘빛의 공장’의 생동감 넘치는 예술 작품도 놓칠 수 없는 재미. 화려한 그라피티 작품이 가득한 ‘스트라트 미술관’에선 벽화와 조각 등 다양한 거리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중세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예술의 향연이 펼쳐지는 암스테르담에서 다채로운 미술 세계를 탐닉해보는 건 어떨까.
춤과 음악 가득한 뮤지컬 성지
뉴욕 브로드웨이
뉴욕 여행의 필수 코스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연극과 뮤지컬의 본거지 브로드웨이. 형형색색의 네온사인과 수많은 광고판이 수놓은 타임스퀘어의 화려한 전경은 많은 이에게 인상적인 장면으로 각인된다. 누군가에겐 꿈의 무대이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로 브로드웨이는 언제나 가슴 설레게 하는 마법 같은 곳이다.
브로드웨이는 뉴욕 맨해튼의 중심부에 위치한 13마일(21km)의 대로를 일컫는다. 뮤지컬의 성지답게 500석 이상 좌석을 갖춘 대형 뮤지컬 공연장 40여 개가 줄지어 들어서 있다. 이 공연장들을 일컬어 브로드웨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길을 걸을 때마다 화려한 간판과 공연 포스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카고>, <위키드>, <오페라의 유령>, <라이언 킹> 등 이름만으로도 존재감 확실한 세계적인 공연이 많아 이 중 하나를 고르라면 한참을 고민해야 할지도 모른다.
브로드웨이가 공연 문화의 중심지가 된 건 1899년 빅토리아 극장이 문을 열면서부터다. 오늘날에도 ‘뉴 빅토리 극장’이란 이름으로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공연을 하고 있다. 44번가와 45번가를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 골목인 슈버트 앨리는 슈버트 극장과 부스 극장을 비롯해 주변에 12개의 극장이 있어 가장 붐비는 곳 중 하나다. 골목에는 공연 포스터와 기념품을 파는 상점이 즐비해 언제나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특히 이곳에서 개최하는 플리마켓은 공연 팬들이 가장 기다리는 이벤트로 꼽힌다.
만약 브로드웨이에서 공연 관람 계획이 있다면 사전 예매는 필수다. 유명한 공연의 좋은 자리일수록 매진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 1년에 두 번 진행하는 ‘브로드웨이 위크’ 기간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매년 가을과 겨울, 약 2주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하는 인기 뮤지컬과 공연 티켓을 1장 가격으로 2장 구매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서버들이 서빙하며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 식당 ‘엘렌스 스타더스트 다이너’에서의 한 끼 식사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