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바닥이 찌릿, 그냥 둬도 괜찮을까?
야외 활동이 많은 시기, 발바닥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오래 걷거나 운동한 이후 갑자기 발바닥이 찌릿한 느낌이 든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야 한다. 오래 걸을 수 있는 튼튼한 발 건강을 위한 조언.
명절을 앞두고 분주한 시간을 보내거나 가을 나들이 계획으로 설렘 가득한 시기, 요즘같이 야외 활동이 많아질 무렵 특히 조심해야 할 질환이 있다. 걸을 때마다 발바닥이 찌릿한 통증으로 고생하는 족저근막염을 호소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지는 것. 슬리퍼와 샌들, 플랫 슈즈 등 밑창이 얇고 딱딱한 신발을 신으면 근막에 무리가 가고 염증이 생기기 쉽다. 오래 걷거나 조깅 등의 운동을 심하게 할 경우, 또 과체중일 때도 발바닥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족저근막염은 발에 잘 맞는 신발을 신고,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는 등의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발과 다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 족저근막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족저근막염, 왜 생기는 걸까
족저근막은 ‘종골(Calcaneus)’이라 불리는 발뒤꿈치뼈에서 시작하여 발바닥 앞쪽으로 5개의 가지를 내어 발가락 기저 부위에 붙은 두껍고 강한 섬유띠를 말한다.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며 체중이 실린 상태에서 발을 들어 올리는 데 도움을 주어 보행 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족저근막이 반복적으로 미세한 손상을 입어 근막을 구성하는 콜라겐이 변성되면서 염증이 생기면 족저근막염이 발생한다. 성인의 발뒤꿈치 통증의 원인이 되는 대표 질환이다.
전형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처음 발을 디딜 때 느껴지는 심한 통증이 특징이지만, 모두 같은 증상을 겪는 것은 아니다. 통증은 주로 발꿈치 안쪽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발뒤꿈치뼈 전내측 종골 결절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면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주로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통증이 생기고 일정 시간 움직이면 통증이 다시 줄어드는 양상이 흔하다. 진행된 족저근막염의 경우에는 서 있을 때 뻣뻣한 느낌이 지속되고 하루 일과가 끝나는 시간이 가까울수록 통증의 정도가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구조적으로 발바닥의 아치가 정상보다 낮아 흔히 평발로 불리는 편평족이나, 아치가 정상보다 높은 요족(Cavus) 변형이 있는 경우 족저근막염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다리 길이 차이, 발의 변형, 하퇴부 근육의 구축 또는 약화 등이 있는 경우에도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족저근막의 발뒤꿈치뼈 부착 부위에 뼈 조각이 튀어나온 사람들 중 일부에서 족저근막염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해부학적 이상이 원인이 되는 경우보다 무리하게 발을 사용해 발생하는 빈도가 훨씬 높다. 즉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거나, 장거리 마라톤 또는 조깅을 한 경우, 바닥이 딱딱한 장소에서 발바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운동(배구, 에어로빅 등)을 했을 때, 과체중, 장시간 서 있기, 쿠션이 없는 구두나 하이힐의 착용 등 족저근막에 비정상적인 부하가 가해지는 조건에서 염증이 생긴다. 그 밖에 당뇨나 관절염 환자에게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족저근막염에 걸리면 발뒤꿈치뼈 쪽을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하고 족저근막의 방향을 따라 발바닥에 전반적인 통증이 생긴다. 그리고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거나 발뒤꿈치를 들면 통증이 증가된다.
족저근막염 치료와 예방은 이렇게
일반적으로 족저근막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증상이 좋아지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나아지기까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8개월가량의 시간이 필요해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어려운 점이 있다. 특별한 합병증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족저근막염을 장기간 방치하면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하고, 평소 걷는 데 영향을 주어 무릎, 고관절, 허리 등에도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족저근막염 보존적 치료의 첫 단계는 교정 가능한 원인이 있다면 이를 바로잡는 것이다. 잘못된 운동 방법, 무리한 운동량, 불편한 신발 착용 등을 교정하여 원인을 제거하도록 한다.
두 번째로는 족저근막과 아킬레스건을 효과적으로 늘려주는 스트레칭이 도움이 된다. 앉은 자리에서 발을 반대쪽 무릎 위에 올려놓고 아픈 발과 같은 쪽의 손으로 엄지발가락 부위를 감아 발등 쪽으로 올리면 발바닥의 근막과 아킬레스건이 단단하게 스트레칭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때 반대쪽 손가락으로 스트레칭된 족저근막을 마사지해주면 더 효과를 볼 수 있다. 천천히 감아 올리는 동작을 하면 되는데 한 번 스트레칭을 할 때마다 15~20초간 유지하고, 한 번(한 세트)에 15차례 정도 실시한다. 하루에 10번(10세트) 이상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나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걷기 시작하기 전에 하면 효과적이다.
증상이 심할 경우 뒤꿈치 컵(Heel Cup)을 보조기로 사용할 수 있다. 딱딱한 플라스틱 제품은 뒤꿈치 연부 조직을 감싸서 뒤꿈치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며, 고무 제품은 연부 조직을 감싸면서 쿠션 역할도 한다. 간혹 발목을 부목이나 석고로 고정하는 방법도 사용된다.
부종이 동반된 급성기의 경우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가 효과가 있으나,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여러 부작용을 감안할 때 권장하지 않는다. 만성화된 경우 복용하는 소염제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른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사용한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때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을 고려하지만 반복 사용은 족저근막의 급성 파열 위험이 있고 뒤꿈치 지방 패드의 위축을 초래할 수 있다. 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체외 충격파 요법(ESWT, Extracorporeal Shock Wave Therapy)을 시행하기도 한다. 확실한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수술하지 않고 치료할 수 있는 방법 중 한 가지이기 때문에 점차 사용이 늘고 있다. 통상적으로 6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 후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 한해 수술로 족저근막을 늘려주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최근 관절경을 이용하여 족저근막 절개술을 시도하기도 한다. 수술적 치료의 성공률은 학계의 보고에 따르면 70~90%로 알려져 있지만, 신경 손상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어떤 질병이든 치료보다 중요한 것이 예방이다. 특히 족저근막염은 평소 생활 습관으로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유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족저근막염은 증세가 오래될수록 보존적 치료의 성공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므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빠른 시일 내에 정형외과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개 6개월 이상 보존적인 치료를 해야 하며 90% 이상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점차적으로 서서히 회복되므로 참을성이 필요하다. 족저근막염은 대체로 잘못된 운동 방법, 무리한 운동량, 불편한 신발 착용 등 발생 원인이 생활 습관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고, 이를 교정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며칠간 발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쉬는 것이 중요하고, 얼음이나 차가운 물수건 등을 이용해 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