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보다 즐거운 야시장
언제나 활기찬 시장은 저녁이 되면 색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해가 지면 시작되는 야시장에서만 즐길 수 있는 먹거리와 분위기를 담았다.
한강 밤 산책의 재미,
한강달빛야시장
햇빛에 반짝이는 강물, 여유로운 사람들로 가득한 한강은 언제 찾아도 좋지만 해가 지면 또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낮의 열기가 지나간 뒤 달이 뜨면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여기저기 켜지는 색색의 조명에 마음도 들뜬다. 여기에 먹고, 보는 즐거움을 더해주는 야시장이 있다면 밤 산책이 더욱 즐거워진다.
팬데믹으로 2년간 축소됐던 서울의 밤도깨비 야시장이 다시 재개된다. 과거에는 여의도, 반포, DDP, 청계천 등지에서 열렸는데 올해는 ‘한강달빛야시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에서만 열릴 예정이다. 2019년에 열린 야시장에는 7개월간 무려 341만 명이 찾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 서울 대표 야시장이다.
올해는 푸드트럭 39팀과 일반 상인 60팀이 참여할 예정이다. 간단하고 맛있는 야식 메뉴인 떡볶이, 야채 곱창부터 수제버거, 스테이크처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든든한 음식까지 다양하다. 물론 젤라토, 커피, 호떡, 추로스 같은 디저트를 판매하는 곳도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액세서리, 도자기 등 직접 만든 수공예품을 판매하고,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셀러도 참여하기에 즐길거리는 더욱 풍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강달빛야시장은 9월 24일까지 매주 금·토요일 총 10회, 오후 7시부터 저녁 12시까지 열린다.
주소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15-5 반포한강공원 달빛광장
문의 02-120(다산콜센터)
특별한 먹거리,
대구 서문시장 야시장
서문시장은 대구 최대의 재래시장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곳으로 조선시대 ‘3대 시장(대구장, 강경장, 평양장)’으로 서문시장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대구장이 거론되곤 했다. 섬유공업이 발달한 지역답게 섬유 관련 품목이 주종을 이루며 주단, 남녀 의류, 그릇과 건해산물 등 5,000여 개의 점포가 들어서 ‘없는 것이 없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평소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맛보는 것. 요즘은 택배를 이용해 전국 각지 맛집 음식을 집에서도 받아볼 수 있지만 직접 가서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터. 대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납작만두는 얇은 만두피에 당면을 넣고 반달 모양으로 빚어낸 만두다. 물에 한번 삶은 다음 먹는 이 만두는 특별하진 않지만 간장을 뿌리거나 떡볶이와 함께 먹어도 궁합이 좋아 은근하게 중독성 강한 메뉴다. 떡볶이와 납작만두를 먹고, 그다음은 막창을 공략해보자. 서문시장 야시장의 시그너처 메뉴가 막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막창으로 유명한 대구의 맛을 체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양념 혹은 소금구이 중 입맛에 따라 고른 막창은 즉석에서 굽고, 불맛을 입혀서인지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다.
이 외에도 줄지어 늘어선 야외 음식 매대에는 삼겹살김밥, 큐브 스테이크, 타코야키, 육전, 탕후루 등의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서문시장 야시장은 매일 저녁 7시에 시작해 일·월·수·목요일에는 밤 10시 30분까지, 금·토요일에는 밤 11시 30분까지 열린다.
주소 대구시 중구 달성로 50
문의 053-256-6341
국내 최초 야시장,
부산 부평깡통야시장
부산의 부평시장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친숙하다. 1910년 6월 국내 최초 공설시장으로 문을 열었고, 2013년에는 국내 최초로 상설 야시장을 시작했다. 시장은 오랫동안 부산 시민의 삶의 터전이었으며, 부산의 대표 관광 명소가 되기도 했다. 6·25전쟁 이후에는 부산에 미군이 진주하면서 군용물자와 함께 온갖 미제 상품이 밀수입되었는데 부평시장에서 다양한 통조림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깡통시장’이라는 별명이 이름처럼 여겨지게 됐다.
부평깡통야시장은 부평깡통시장 공영 주차장과 인근의 2차 아케이드 구역에서 열린다. 저녁 7시 30분이면 문을 열어 11시 30분까지 연중 상설 운영한다. 110m 정도로 이어지는 야시장 거리에는 30여 개의 매대가 문을 여는데 20여 개는 향토 음식과 다문화 음식을, 10여 개에서는 의류 및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이미 관광객들 사이에서 낮 동안 열리는 부평시장은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 필수 코스로 손꼽힌다. 야시장 역시 그에 못지않다. 부산에서만 먹는 스타일로 당면에 양념장을 넣어 비벼 먹는 비빔당면, 공룡알처럼 큰 대왕치즈함박스테이크, 생소하지만 먹음직스러운 돼지갈비후라이드, 즉석에서 무친 오징어무침과 납작만두, 낙지호롱이와 육전 등 육해공에 국적을 넘나드는 음식으로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주소 부산시 중구 중구로47번길 31-13
문의 051-243-1128
특산물 총집합,
제주 동문재래시장 야시장
제주의 동문재래시장은 제주를 대표하는 시장 중 하나로 광복 직후 형성된 이후 제주도 전체 상업 활동이 이뤄지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야채와 과일, 수산물과 약초 및 곡물 등 여느 시장과 다를 것 없이 여러 종류의 품목을 취급하지만 섬에 자리한 큰 시장인 만큼 신선한 해산물이 인기다. 갈치회, 고등어회처럼 육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회를 저렴한 가격에 구매 가능해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동문재래시장은 음식과 여행 기념품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장소로 급부상했다.
동문재래시장 야시장은 저녁 7시부터 12시까지 운영한다. 입구부터 시장을 가득 메운 인파와 음악 소리에 잔치가 벌어진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여러 음식 매대 중 눈에 띄는 점은 제주에서 나는 산지 직송 식재료를 활용한 먹거리들이다. 한라봉을 즉석에서 착즙해 산뜻하고 시원한 한라봉주스, 화려한 불쇼로 맛을 낸 제주흑돼지철판구이, 흑돼지를 사용해 더욱 풍미가 좋은 흑돼지육전, 쫄깃한 뿔소라구이와 전복 내장으로 맛을 낸 전복밥과 딱새우김밥까지 흔히 보지 못한 음식의 향연이 이어진다.
또한 한라봉 향초나 바다를 담아낸 조명, 귤 모양 모자, 제주 과일청과 귤과자 같은 소품과 간식부터 레드향, 천혜향 등도 판매해 제주 여행의 특별한 기념품을 장만하기에도 제격이다.
주소 제주시 관덕로14길 20
문의 064-725-3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