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에서 찾은 즐거움
배우고, 만드는 재미가 있는 공예 클래스.
사부작사부작 손을 분주히 움직이며 무언가를 만드는 공예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 반복적인 행위는 근심과 스트레스를 잊게 만들고, 시간이 쌓여 손에서 탄생하는 작품과 뿌듯함은 덤이다.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는 배움의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거나 새로운 취미를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가까운 공방에서 나만의 소품을 만드는 재미를 경험해보자.
시간을 엮는 라탄 공예
인테리어 소품의 소재로 쓰이는 라탄의 인기는 꾸준하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느낌을 주어 사계절을 함께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나무의 특성이 그러하듯 라탄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이 점점 변하면서 자연스럽게 세월의 흔적을 머금는다. 또 자연에서 온 친환경 소재인 동시에 다른 재료 없이 온전히 엮는 것만으로 물건을 만들 수 있어 환경을 생각하는 트렌디한 공예이기도 하다.
라탄은 국내에서는 등나무로 불리는 식물로 주로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200m가 넘는 길이로 자라 자르고, 삶는 과정을 거쳐 매끈하게 가공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라탄 공예의 원재료인 ‘환심’을 물에 불려 유연하게 구부리고, 엮는다. 몇 개의 환심을 뜨개질처럼 차례대로 엮어 나가는 것이 공예의 핵심이다. 원리를 파악하면 어렵지 않지만 초보자가 혼자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때 가까운 공방에서 체험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부산의 전포동은 힙한 카페와 레스토랑, 소품숍 등이 즐비한 동네다. 그런 만큼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하는 공방이 밀집한 곳이기도 하다. 라탄 공방 ‘온전히’는 2020년 11월 전포동에 문을 열었다. 공방을 운영하는 송서희 대표 역시 스스로 라탄 공예에 입문해 재미를 느끼고 라탄 공방에서 심도 깊게 배우기 시작, 자신만의 공방까지 오픈했다.
“원데이 클래스에서는 채반, 타원 트레이, 드림캐처, 텀블러, 단스탠드 등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볼 수 있어요. 기초 지식을 듣고, 손을 움직임과 동시에 바로 작품의 형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눈으로 볼 수 있기에 수강생들이 더욱 좋아합니다. 또 관리를 잘하면 오래도록 일상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소품이어서 라탄 클래스가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라탄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많아서 초보자에게도 쉬운 기법만으로 클래스를 진행하니 누구나 부담 없이 도전해볼 수 있다. 송서희 대표는 올해 새로운 재료를 다루는 수업을 준비하고 있다. 라탄처럼 자연에서 온 재료인 라피아를 이용한 공예다. 라피아 야자 잎을 가공한 재료로 바느질을 해서 소품을 만들 예정이다. 라탄 공방 온전히에서는 원데이 클래스는 물론 취미반, 라탄 공예 지도사 자격증반을 운영한다.
라탄 공방 온전히
주소 부산시 부산진구 서전로46번길 26 2층
문의 0507-1350-3925
인스타그램 @onjeonhi_
다시 태어난 전통 공예, 나전칠기
중소 철공소가 모여 있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3가를 중심으로 2003년부터 젊은 예술가들이 작업실을 열기 시작했다. 윙윙거리며 귓가를 때리는 기계 소리와 거대한 철골 구조물을 옮기는 차로 혼잡한 골목 사이 카페와 식당, 예술가의 공방이 생겨났다. 을지로나 성수동처럼 기존의 산업과 새로운 트렌드, 예술이 만나 색다른 동네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 작은 와인바와 화려한 치킨집 사이 공방은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현재 200여 명의 창작자들이 문래동에서 활동하고 있다.
자개와 옻칠을 활용한 나전칠기 기법으로 작업하는 공방 ‘옥돌민’의 이지민 대표 역시 문래동에서 작업실을 운영한다. 학부 시절부터 문래동은 ‘예술가가 모이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고, 언젠가 공방을 차리게 된다면 문래동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품어왔는데 나전칠기를 업으로 삼은 지 7년 만에 문래동에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여러 분야의 작가와 협업할 수 있다는 점이 문래동 공방의 가장 큰 장점으로 여겨진다고.
‘나전칠기’는 사실 일반인에게는 낯선 소재다. 할머니 집에서 보던 장롱에 새겨진 전통 문양이자 예스러움의 상징 정도로 생각되는 것이 일반적. 이지민 작가는 아름다운 우리 전통 공예의 소재를 알리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소품을 위주로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한다. 수업에서는 손거울과 키링을 만들 수 있는데 까만색 틀에 작게 조각난 자개를 하나씩 붙이면 완성된다. 자개를 ‘옛것’이라고만 치부했던 편견은 하트, 스마일, 별, 꽃 모양 조각을 보면 완전히 사라진다. 동시에 분홍빛과 푸른빛, 초록빛이 감도는 화려한 빛깔은 트렌디하면서도 화려하다. 취향껏 모양을 디자인할 수 있기에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자개 소품을 만들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없던 모양으로 자개를 절삭해 수업하니 수강생 모두 새롭고 재미있다는 평이 많아요. 많은 사람에게 나전칠기가 익숙하고, 편하게 스며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할 때도 나전칠기의 기본에 대해 설명하고 시작해요. 볼 때마다 새롭고 아름다운 자개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쓰일 때까지 열심히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지민 작가는 낯선 소재를 어려워하는 수강생들에게 “자개는 어떻게 해도 예쁘다”고 안심시킨다. 원데이 클래스는 물론 집에서 스스로 만들어볼 수 있는 DIY 키트와 완제품도 판매 중이다.
나전칠기 공방 옥돌민
주소 서울시 영등포구 도림로139길 4 204호
문의 booking.naver.com/booking/12/bizes/665020
인스타그램 @ocdol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