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파밍, 집에서 느끼는 수확의 기쁨
집에서 가꾸는 나만의 텃밭, 홈파밍. 누구나 수확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과일나무 키우는 법.
아테나의 선물, 올리브나무
올리브나무는 역사가 오래된 과실나무 중 하나다. 지금은 지중해 지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인류 역사의 굽이마다 등장하며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다. 특히 올리브 열매로 만든 올리브 오일은 지중해 사람들의 식습관과 생활, 문화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오늘날 올리브는 건강의 상징이다. 세계적인 건강 식단으로 알려진 그리스식 식사는 올리브유가 빠지지 않는 게 특징이다. 다양한 중증 질환 예방 효과는 물론 장수의 비결로 손꼽히면서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고 있다.
지중해의 따사로운 햇볕 속에서 자란 올리브나무를 내 집 베란다로 옮겨온다면 어떨까? 놀랍게도 올리브나무는 타는 듯한 열기와 메마른 토양에서도 살아남을 정도로 강인한 생명력을 지녔다. 고향 지중해 날씨처럼 풍부한 햇볕과 바람만 있으면 꾸준히 잘 자라는데, 다만 추위에 약하다. 품종에 따라 최대 영하 6℃까지 버틸 수 있지만 일반적인 생육온도는 18~23℃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두고 물은 겉면의 흙이 말랐을 때 한번씩 주는데, 물이 잘 빠지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햇볕이 부족할 시 인공조명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올리브나무는 3~5년이 지나고 나서야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품종에 따라 꽃이 핀 후 자가수분을 하는데, 바람 부는 날 야외에 두면 효과적이다. 만약 실내에서 길러야 하는 형편이라면 나무를 살짝 흔들거나 두 그루 이상 같이 키우면 수분 가능성이 높아진다. 생육 속도가 빨라 가지치기는 필수다. 특히 올리브나무는 원하는 수형으로 기르는 재미가 있다. 햇가지 위를 자르면 곁눈이 Y자 모양으로 새롭게 자라는데, 이를 염두에 두고 가지치기하면서 수형을 만들어 나간다. 꼭 모양을 내지 않더라도 가지치기는 반드시 해야 한다. 하나의 가지가 계속 위로 솟으며 자라나 햇볕을 고루 받지 못하고 가지의 성장 속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 또 나무가 더욱 건강하게 자라고 열매를 맺는 데에도 가지치기가 큰 도움이 된다.
보랏빛 행복을 선사하는 블루베리나무
건강을 이야기할 때 꼭 빠지지 않는 과일이 바로 블루베리다. 베타카로틴, 식이섬유, 아연, 엽산, 칼륨, 칼슘, 비타민 등 각종 영양소가 풍부해 미국 <타임>이 선정한 10대 슈퍼푸드에 이름을 올렸다. 항산화, 암 예방, 눈 건강, 혈당 조절, 혈관 건강, 치매와 비만 예방 등 다양한 효능으로 ‘신이 내린 보랏빛 선물’이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건강에 좋고 맛있다고 해도 가격을 무시할 수는 없는 법. 양에 비해 비싼 가격은 늘 구매를 망설이게 한다.
그렇다면 블루베리를 직접 키울 순 없을까? 매우 까다로울 것 같지만, 의외로 쉽게 키울 수 있는 게 바로 블루베리나무다. 적절한 햇빛과 바람, 물만 있으면 어디서든 잘 자란다. 추위에도 강해 초보자가 키우기에도 제격.
손바닥만 한 작은 모종이 열매를 맺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인내심이 부족한 편이라면 3~4년 정도 자란 묘목을 추천한다. 물이 잘 빠질 수 있도록 화분 아래에 구멍이 많을수록 좋고, 산성을 띤 토양이어야 잘 자란다. 시중에 나와 있는 블루베리 전용 흙을 구입하면 된다. 화분에 옮겨 심을 때 흙을 너무 꾹꾹 누르면 산소와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아 뿌리가 상할 수 있어 주의한다. 가장 신경 써야 할 건 바로 ‘물 주기’다. 과습에 약하므로 물이 고여 있으면 뿌리가 썩을 수 있다. 그렇다고 흙이 바짝 마르게 둬서도 안 된다. 화분 표면의 흙이 마르기 전에 충분히 물을 주고 꼭 화분 아래로 물이 잘 빠지는지 체크한다. 너무 많지도 또 너무 부족하지도 않게, 마치 밀당을 하듯 물을 주려면 수시로 흙을 손가락으로 찔러보는 수밖에 없다. 열매를 크게 키우려면 가을철 가지치기는 필수다. 조금만 신경 쓰면 노력한 것보다 몇 배의 과실로 보답해주니 한입 가득 블루베리를 맛보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버릴 게 하나 없는 구아바나무
“구아바~ 구아바~ 망고를 유혹하네”라는 시엠송이 인상적이었던 광고. 벌써 20년 전 일이지만, 당시 광고를 통해 ‘구아바’를 처음 접한 이가 많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구아바는 선명한 초록 빛깔과 달콤한 향이 매력적인 과일이다. 열매뿐 아니라 잎, 꽃, 뿌리까지 모두 섭취할 수 있고, 오랫동안 약용으로 사용되어 ‘신비의 열매’라고 불린다.
구아바는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이 풍부하다. 특히 혈당 상승을 억제하고 췌장 기능을 활성화해 당뇨병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데, 특히 비타민 C 함유량은 오렌지의 5배, 사과의 60배 수준에 이른다. 칼로리가 적고 섬유질이 풍부해 다이어트에 좋고, 환절기 알레르기 비염에는 말린 구아바 잎차가 효과적이다. 특히 최근에는 포름알데히드 제거 등 공기 정화 능력이 뛰어나 반려식물로 인기가 높다.
구아바나무는 햇볕을 매우 좋아한다. 만약 햇빛이 충분하지 않으면 부족한 양을 채우기 위해 잎이 두 배 이상 넓어지고 커진다. 작고 단단한 구아바 잎의 매력이 떨어지는 셈. 따라서 햇볕이 가장 잘 드는 곳에 두고 빛을 듬뿍 받아야 열매도 잘 맺힌다. 물은 표면의 흙이 말랐을 때 주는데 봄·가을에는 일주일에 1~2회, 겨울은 보름에 한 번이 적당하다. 물이 부족하면 잎을 아래로 축 늘어뜨려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새순이 아래로 처진다 싶을 때 물을 흠뻑 준다.
구아바나무는 특유의 약용 성분 때문에 병충해가 거의 없다. 성장 속도도 빠른 편이어서 키우는 재미를 더한다. 빨리 자라는 만큼 가지치기는 필수. 적은 노력으로도 쑥쑥 성장하고 열매 맺는 기쁨을 누릴 수 있어 초보자에게 적극 추천한다.